우리동네 지키는 복지울타리

2022-10-24 11:38:27 게재

도봉구 '봉구네' … 동별 공동체 탄탄히

"사람 만나는 일이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막상 나들이 가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참여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 도봉구 창2동주민센터에서 최근 진행한 '소풍(소소한 풍경 나들이) 가자!'에 참여한 한 주민이 들려준 이야기다.

도봉구가 지역사회복지관 주민과 함께 민·관 협력으로 동네를 지키는 복지 울타리를 튼튼히 만들어가고 있다. 구는 지난 8월 동복지계획을 세우고 이를 토대로 '봉구네 울타리'를 실행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1인가구가 증가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이웃간 교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도봉구는 14개 전체 동에서 봉구네 울타리를 통해 복지 공동체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도봉2동은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 우울증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1인가구 20명과 관계 형성을 통한 정서지지를 한다. 소통창구를 개설하고 함께 음식을 만들거나 인근 창포원 나들이를 하는 형태다. 도자기 만들기 체험도 진행한다.

행사에 참여했던 한 주민은 "코로나 때문에 주로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감이 들고 무기력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고 도자기를 빚는 활동을 하면서 한결 나아졌다"며 "무엇보다 친구를 사귈 수 있어 좋았다"고 평했다.

쌍문2동은 주민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한 뒤 행복선물꾸러미에 담아 나눠줬다.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가정에는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과 동장이 방문해 어려움을 듣고 위로하기도 했다.

창2동은 숨어있는 중장년 1인가구를 찾아내 '소풍 가자!'를 진행했다. 1인가구가 소모임에 참여해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이 운영하는 상점을 방문, 함께 장을 보며 친분을 쌓았다.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은 구청장이 위촉한 무보수 명예직으로 일반 주민과 배달원 점포주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웃과 접점이 많은 주민들이 복지사각지대를 찾아 동과 구에 알리고 복지자원을 연계한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봉구네 울타리는 민·관이 협력해 14개 전 동에서 동네 상황과 특성에 맞게 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웃과 교류가 줄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복지업무에 어려움이 많지만 봉구네가 튼튼한 동네 울타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02-2091-3025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