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영어 시험에 대한 오해

2022-10-29 00:45:22 게재

초등에서 중학교로 올라가면 즐겁던 수업이 시험을 위한 수업으로 바뀌면서 영어 공부를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아진다. 게다가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제로 시험이 없고, 중2,3도 코로나19의 여파로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학생들은 물론 부모님들의 학습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 떨어지고 있다. 사실 중학교 시험은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문제가 비교적 쉽고, 대부분의 학교들이 서술형 문제는 출제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험의 난이도를 알지 못하는 학생들과 부모님들은 ‘A'(90점 이상)를 받으면 잘하고 있다고 믿는다. 심지어 학생들 사이에서도 ’A'가 나올 정도만 공부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A'(90점 이상)를 받는 학생들이 30%~60% 정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따라서 문제는 고등학교에서 시작된다. 중학교 때 거의 만점을 받던 자녀가 고등학교 시험에서 예상하지 못한 등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2022년 1학기 학교별 영어 점수표 (학교 알리미 참고, 학교명 가나다순)

학교 평균 A
(90~100점)
B
(80~89점)
C
(70~79점)
D
(60~69점)
E
(0~59점)
대송중2 79.5 40.5% 20.2% 15.6% 5.8% 17.9%
대송중3 80.0 44.7% 17.1% 11.6% 8.0% 18.6%
대화중2 82.2 54.1% 13.1% 9.8% 5.5% 17.5%
대화중3 87.7 68.1% 11.2% 4.8% 5.9% 10.1%
발산중2 79.6 54.7% 7.5% 8.1% 7.5% 22.1%
발산중3 76.5 45.3% 11.6% 13.3% 7.0% 22.8%
신일중2 83.3 51.3% 19.5% 12.2% 5.5% 11.4%
신일중3 81.7 55.1% 13.4% 7.9% 4.9% 18.7%
오마중2 75.7 33.9% 18.4% 15.2% 8.8% 23.7%
오마중3 72.3 36.3% 15.8% 10.2% 8.2% 29.5%
한수중2 78.6 46.4% 16.1% 9.6% 6.1% 21.8%
한수중3 82.2 54.1% 17.9% 6.8% 5.7% 15.4%


중학생 때는 잘했는데 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왜 떨어지나?
절대평가인 중학교와 다르게 고등학교 시험은 1등급~9등급으로 나뉘는 상대평가이다. 성적에 따라 등수를 등급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등급이 중요하다. 그런데 각 등급의 인원이 똑같이 나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한 학급이 27명이라고 할 때 한 등급 당 3명이 아니라 1등급은 1명(전교 4%만 1등급이기 때문에 1등급이 없는 학급도 있다), 2등급은 2명(2~3등), 3등급은 3명(4~6등), 4등급은 4명(8~11등), 5등급은 6명(12~17등) ... 9등급은 1명(27등)으로 다르게 분포된다.
따라서 1~2등급을 받는 학생이 한 반에 2~3명 정도 된다. 그런데 중학교에서 ’A‘를 받는 ‘학생들은 30%~60%이다. ’A‘ 받는 학생을 30%라고 가정하고 고등학교 점수로 환산하면 4등급이 된다. 중학교에서 ’A‘를 받는 ‘우수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는 1등급~4등급 사이의 등급을 받는 것이다. 즉, 성적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평가 방법에 의해 비로소 정확한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중학교 공부 어떻게 해야 할까?
중등 시험은 고등 시험과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중학교 점수가 학생의 실력을 말해주지 않는다. 만점을 받았든지 90점을 받았든지 시험 점수가 실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등 시험은 중학교의 5~10배의 시험 범위, 20%~35% 정도의 서술형 문제가 출제된다. 고1 시험에서도 수능(고3) 지문이 출제되는데, 몇 개의 단어를 주고 문장을 배열해서 완성하게 하거나, 지문을 요약해서 문장을 완성하거나, 주제를 쓰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그런데 중학교와 다르게 대부분의 지문이 변형되어 출제되기 때문에 단순 암기로 공부 해온 학생들은 고등학교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특히 중학교 수준으로 공부를 하는 경우 고등 지문들은 해석조차 되지 않는다. 또한 중학생들이 고등학교 모의고사 문제 풀이식의 공부를 하는 것은 고등학교 내신 성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의고사는 ‘정확한 해석’ 보다는 ‘글의 흐름’을 이해하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고등 내신에서는 모의고사(수능) 형태의 문제들도 있지만, 문장에서 쓰이는 어휘의 의미, 글의 정확한 이해와 완전한 문법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더 많이 출제된다. 즉, 고등 내신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장에서 쓰인 단어들의 ‘의미’를 이해하고, 문장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문법에 맞게 영작하기와 문장을 요약해서 쓸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모의고사(수능) 문제 풀이식의 공부는 단어를 충분히 알고, 문장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된다면 고등학교에서 시작해도 충분하다.

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 4등급 5등급 6등급 7등급 8등급 9등급
비율 1%~4% 5%~11% 12%~23% 24%~40% 41%~60% 61%~77% 78%~88% 89%~95% 96%~100%
30명
기준 석차
1등 2~3등 4~7등 8~12등 13~18등 19~23등 24~27등 28~29등 30등
300명 기준 석차 1~12등 13~33등 34~76등 77~120등 121~180등 181~231등 232~277등 278~288등 289~300등
             
             

고등학교 영어 상위권은 중학교에서 결정이 된다
해가 갈수록 중학교 시험의 수준은 점점 내려가고 고등학교 영어 내신의 난이도는 올라가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원하는 인서울 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2등급 안에 들어야 한다. 하지만 1~2등급을 받는 것은 정말 어렵다. 중학교 때에 모의고사(고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고, 중학교 시험에서도 항상 좋은 점수를 받았던 자녀가, 정작 고등학생이 되어 중요한 내신 등급이 나오지 않아서 실망하고 좌절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정말 많이 보게 된다.
일산 후곡 학원가에서 오랫동안 중등에서 수능까지 수업을 해오면서 ‘언제라도 마음먹고 열심히 하면 누구나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해왔지만, 중학교에서 쌓아 놓은 ‘실력’이 없으면 고등학교에서 ‘뒤집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중학교 실력이 고등 성적을 결정한다.

델라영어학원 김효선 원장

김효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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