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정근발' 야권 수사 확대
노웅래 이어 노영민 수사선상
검찰, '노영민 취업청탁 의혹'
국토부·CJ계열사 압수수색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구속 기소한 이후 검찰이 민주당 국회의원과 문재인정부 인사들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뇌물·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이어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취업청탁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외에도 이 전 부총장의 '10억원대 알선수재' 공소장에는 문재인정부 인사 10여명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져 어디까지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정근 전 부총장의 취업 과정에 노영민 전 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23일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3일 오후 CJ 자회사인 경기 군포 한국복합물류 사무실과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운영지원과, 채용 청탁에 관여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 직원 A씨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한국복합물류 인사 관련 자료와 담당 직원들의 이메일 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총장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국토교통부의 추천으로 1년간 한국복합물류에서 상근 고문으로 일하며 1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았다. 상근 고문직은 통상 물류 정책 경험이 있는 국토부 퇴직 관료가 맡는 것이 관례로, 정치인이 취업한 것은 이 전 부총장이 처음이라고 한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물류 관련 전문성이 없는데도 고문직에 추천되는 과정에 노 전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의 개입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노 전 실장은 이 전 부총장의 공소장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 전 부총장이 사업가 박씨에게 노 전 실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로비를 위해 노 전 실장과 통화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노 전 실장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필요할 경우 그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설 수도 있다. 노 전 실장측은 "박씨와는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뇌물·불법 정치자금 혐의를 받고 있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출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노웅래 의원은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이 전 부총장 혐의와 관련 있는 사업가 박씨로부터 사업청탁 명목으로 총 5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노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압수한 현금 3억원 중 박씨로부터 받은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6000만원이 섞여 있을 것으로 의심 중이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노 의원에게 뇌물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박씨에 대해서도 "뇌물죄는 공여자도 처벌 대상으로 절차에 따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노 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노 의원은 "결백을 증명하는 데 정치 인생을 걸겠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노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신상발언에서 "결백하다.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노 의원 측은 "망신주기 낙인찍기 수사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앞서 노 의원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이정근 전 위원장 공소장에 이름도 거론되지 않았던 야당 중진 의원에 대해 회기 중 현역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며 "비정상적이고 나쁜 저의를 가진 정치 탄압 기획 수사"라고 반발한 바 있다.
이 전 부총장 공소장에는 문재인정부 장관급 인사나 민주당 의원 등 10여명의 실명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 의원과 문재인정부 청와대 인사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시작되면서 이 전 부총장 공소장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