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회

'이태원 참사' 다각적 취재와 1면 제목 등 돋보였다

2022-11-30 10:51:15 게재

내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17일 내일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11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위원들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와 정부의 책임을 집중 제기한 보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디지털 문해력' 관련 취약계층의 문제를 짚은 기획기사도 높이 평가했다. 다만 언론 자유 논란이 일었던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이슈를 소홀히 다룬 점, '돈맥경화'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 부족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내일신문 11월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MBC 전용기 배제, 언론자유 측면에서 더 비중있게 다뤄야

정세용 = 최근 한달간 가장 중요한 뉴스가 이태원 참사였는데 열심히 노력해 다각적으로 취재 보도한 흔적이 보였다. 편집국 노고에 감사 드린다. 국가는 없었다(10월 31일) 156명 사망했는데 책임 모면 급급(11월 1일) 고개 숙인 정부, 책임에 여전히 선 긋기(11월 2일) 총체적 위기 직면한 윤 대통령(11월 3일) 이태원 참사 보고체계도 지휘체계도 구멍(11월 4일) 등 1면 제목도 다 좋았다. 반면 아쉬운 점은 두 가지 정도 있었다. 대통령이 전용기에 MBC기자 탑승 배제하고 기내에서 특정 기자만 면담한 뉴스는 언론 자유 측면에서 주요 기사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내일신문은 소홀하게 다뤘다. 1면에는 기사를 내지 않고 내지에 조그맣게 실었는데 시민단체와 언론학자 등의 다각적인 의견을 받아 다뤘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 외에도 국정원 기조실장이 사표 낸 기사도 정국에 파장이 있을 수 있는데 조그맣게 다뤄져 아쉬웠다.

'저출산고령화시대 산업이 바뀐다' 인력시장개방 문제도 봤으면

문찬석 = 창간기획으로 게재된 '저출산고령화시대 산업이 바뀐다' 기획 전체를 눈여겨 봤다. 6개 연재 모두 상당히 심도있는 기사였다고 본다.

10월 21일자에 실린 6번째 기사는 건설업 관련한 내용인데 주변에 건설회사 운영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 보니 언어소통이 가장 문제라고 한다. 이는 건설현장에서 산재사고와 직결되는 부분이 있다. 다른 산업에서도 고된 일을 하려는 젊은 사람이 줄어들다 보니 결국은 인력시장 개방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노조와 갈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인데 내일신문이 기왕에 저출산 고령화에 맞춘 산업지형에 대한 창간기획을 했으니 인력시장 개방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11월 8일자 '노란봉투법, 무분별한 손배·가압류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노란봉투법 취지는 이해하지만 사실 현장에서는 임계치에 와 있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기사 끝부분에도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멘트에 '쟁의행위 도중에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하는 등의 불법적 일탈행위로 인한 피해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피해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있다. 노동쟁의라고 해서 거기서 일어나는 불법적 폭력이 용인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좀 더 균형잡힌 제목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코인 관련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데 수사 측면에서 가장 큰 쟁점은 코인을 자본시장법상 규정된 증권 개념에 포섭할 수 있느냐다. 검찰로서는 자본시장법 적용을 하려고 할 텐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루나사태같은 일이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내일신문이 짚고 넘어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돈맥경화 상황에서 금융수장에 비판적 잣대 들이대야

현문학 = 금융시장 불안 관련한 기사를 경제지 못지 않게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한다. 현재 위기는 블랙 스완(예측 불가능한 위기)도 아니고 화이트 스완이라고 본다. 뻔히 위기인 것이 보이는데 대응을 잘못해서 위기를 만난 대표적인 상황이다. 개선되려면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이 제대로 대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기사를 쓸 필요가 있다.

산업은행같은 경우 BIS 비율(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 14.85%인데 앞으로 환율이 계속 올라가고, 위험자산이 더 고평가되면 산은이 국제시장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한국전력이 올해 21조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산은의 기업지원여력을 낮추는 등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한전공대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런 데 대한 비판 기사가 필요하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예상과 다르게 민주당이 선전했는데, 이런 정치적 상황이 앞으로 미국 경제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분석을 해줄 필요가 있다.

노인건강 관련 기획기사와 '디지털 전환시대, 이제는 디지털 문해력이다'라는 기획이 있었는데 좋은 기획이었다. 지금은 금융지식이나 IT지식이 없으면 문맹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내일신문이 기획기사를 통해 국민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

정세용 = 중요 사건의 경우 1면에 스트레이트 기사를 다뤘으면 적절한 해설과 배경설명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예로 10월 2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기사가 1면에 실렸는데 관련 기사로는 '이재용의 삼성'이 어떤 모습이 될지 다각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당일 관련기사로 '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 실적 뚝'이라는 아주 미세한 부분에 대한 기사를 실어 아쉬웠다. 오늘자(11월 17일)에도 빈 살만이 재계 총수들 만난 1면 기사가 나갔는데 내지에는 생뚱맞은 기사가 관련기사로 나갔다.

경제문제 된 '에너지 전환', 산발적 기사 넘어 종합적 보도 기대

임성진 = 내일신문이 기후위기 관련 기사를 꾸준하게 보도하는 편인데, 최근 발표된 기후변화대응지수에서 한국이 거의 꼴찌(63개국 중 60등)를 한 내용이 아주 작게 다뤄졌다. 비중있게 다뤘어야 할 주제 아닌가 생각한다.

11월 9일자에 '씁쓸한 산업부의 자기비판'이라는 기자수첩이 있었다. 현 정부 들어와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이 바뀌는 등 기존과 전혀 다른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성 있는 집단인 관료들이 뭔가 이야기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기사에선 이런 '영혼 없는 관료'를 건드렸다. 정책이 옳으냐 마냐가 아니고 이런 접근을 하는 것도 신선하고 좋았다고 생각한다.

내일신문에서 녹조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최근 이재오 전 의원이 4대강 기획위원들 중 민간인들을 모두 고발한 건이 있었다. 보를 어떻게 할지를 평가한 것과 관련해 고발했는데 관심을 가지고 객관적 보도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기후변화나 에너지 전환은 이제 환경문제를 넘어서서 완전히 경제문제가 됐다. 이런 흐름을 반영한 신산업의 사례들이 산발적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이를 한달에 한 번이라도 한곳에 모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면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옥수수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에 대한 보도가 있었는데, 이처럼 환경 측면과 산업적 측면이 결합된 내용을 한데 모으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을 드린다.

심도 있는 기획에 직관적 파악, 도움되는 그래프·표 활용 필요

이해성 = 14일자 내일신문에 '기술기업 해고 물결, 빅테크시대 저무나'라는 기사가, 한국일보 17일자 인터넷에는 '실리콘밸리를 덮친 비정한 해고'라는 기사가 있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이뤄진 대량해고라는 같은 소재를 다뤘는데 내일신문에서는 빅테크 시대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중심으로 좀 더 큰 관점에서 내용을 다뤘다면 한국일보 기사는 사례 위주로 기사를 엮었다.

내용 상으로는 내일신문 기사가 좀 더 인사이트와 깊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 내에 트위터 로고와 주요 기술 기업의 감원규모를 보여주는 작은 그래프 하나만 들어가 있어서 기사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반면에 한국일보 기사에는 지난 3년간 얼마나 직원이 늘었다가 이번에 얼마나 해고됐는지가 표로 잘 정리가 돼 있어서 내용을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

'디지털 문해력' 기획 후속으로 '디지털 양육력' 다뤘으면

이현숙 = 11월 16일자 '언론과의 전쟁, 역사로 남는다' 칼럼, 9일자 '낙엽에 숨겨진 빈익빈 부익부' 칼럼 흥미롭게 읽었다.

'디지털 문해력' 관련 기획기사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주로 노인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부모들의 '디지털 양육력'을 어떻게 강화할지에 대한 후속 기사도 있었으면 한다.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아동청소년에 대한 안전 개념이 완전히 바뀌었다. 인터넷을 통해 범죄자들이 방에 있는 아이들에게까지 언제든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DQ인스티튜트라는 단체 조사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만 8세에서 12세 아이들의 60% 이상이 사이버 위험에 노출됐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이런데 우리나라가 덜하진 않을 것이다.

한국이 IT 강국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한 청소년 문제를 앞서 경험하는 경향이 있어서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본다. 한국이 선도적으로 아동의 사이버 안전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언론에서 그런 부분을 다룰 필요가 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보면 기성세대와 20대의 인식이 다르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이런 여론이 만들어지는 흐름이 온라인 상에 존재하는 것 같은데 온라인상에서 이런 여론이나 갈등이 어떤 식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기획기사로 다뤄봐 준다면 좋을 것 같다.


정세용 = 선거 관련 기사를 다룰 때 전망과 결과가 다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단정적 제목을 삼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 중간선거와 관련해 미국 여론조사 결과를 따라 보도하다 보니 계속 민주당이 지고 공화당이 압승할 것 같은 분위기로 썼는데 선거 결과는 예상과는 달랐다.

임성진 = 저도 지적하자면 중간선거 전 실린 기사 중 '유권자 46% 바이든 정책이 나라 해쳐'라는 제목이 있었는데 아무리 현장 리포트라고 해도 지나친 제목일 수 있다는 점에서 편집국에서 거를 필요가 있다고 보다. 인용저널리즘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11월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 정세용(전 내일신문 주필)
위 원
문찬석(법률사무소 선능 대표변호사)
이해성(내일이비즈 부사장·CTO)
이현숙(탁틴내일 상임대표)
임성진(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현문학(한국생애설계협회 홍보이사)

내부 참가자
이선우 편집국장
김종필 정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