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임금근로자 시름 커져

2022-12-12 11:29:01 게재

명목소득 0.5% 올랐지만 실질소득은 5% 줄어

김회재 "임금인상 자제 대신 내수회복 힘써야"

월급쟁이 가구의 실질소득이 1년 새 약 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7개월 연속 5%대 이상을 기록하는 등 물가가 많이 오른 탓이다. 실질소득은 명목소득에서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소득이다. 실제 가계가 체감하는 살림살이 형편에 가깝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외환위기시절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5%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가구주가 상용근로자인 가구의 실질소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감소했다.

이 기간 근로자 가구 명목소득은 0.5% 증가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5.9% 올랐기 때문이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각종 상품·서비스 가격이 올라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다는 얘기다.

상용근로자보다 지위가 불안정한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실질소득 감소 폭이 각각 5.1%, 5.6%로 더 컸다. 일용근로자는 아예 명목소득도 1년 전보다 0.02% 감소했다.

임금근로자만큼은 아니지만, 자영업자도 실질소득이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실질소득이 2.5% 줄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0.7% 감소했다. 결국 자영업자들의 실질소득도 6~8%까지 떨어진 셈이다.

한편 물가 상승률은 올해 5월(5.4%) 이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6.3%까지 치솟은 뒤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5%대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하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최근 3년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0.4%, 2020년 0.5%, 작년 2.5%였다.

김 의원은 "고환율·고물가·고금리·수출 부진·기업 부실 등으로 인한 복합 경제위기가 내년부터 본격화한다는 전망이 다수"라며 "노동자 임금 인상 자제를 외칠 때가 아니라 재정 투자로 내수를 끌어 올려 경제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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