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임금근로자 시름 커져
명목소득 0.5% 올랐지만 실질소득은 5% 줄어
김회재 "임금인상 자제 대신 내수회복 힘써야"
월급쟁이 가구의 실질소득이 1년 새 약 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7개월 연속 5%대 이상을 기록하는 등 물가가 많이 오른 탓이다. 실질소득은 명목소득에서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소득이다. 실제 가계가 체감하는 살림살이 형편에 가깝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외환위기시절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5%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가구주가 상용근로자인 가구의 실질소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감소했다.
이 기간 근로자 가구 명목소득은 0.5% 증가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5.9% 올랐기 때문이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각종 상품·서비스 가격이 올라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다는 얘기다.
상용근로자보다 지위가 불안정한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실질소득 감소 폭이 각각 5.1%, 5.6%로 더 컸다. 일용근로자는 아예 명목소득도 1년 전보다 0.02% 감소했다.
임금근로자만큼은 아니지만, 자영업자도 실질소득이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실질소득이 2.5% 줄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0.7% 감소했다. 결국 자영업자들의 실질소득도 6~8%까지 떨어진 셈이다.
한편 물가 상승률은 올해 5월(5.4%) 이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6.3%까지 치솟은 뒤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5%대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하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최근 3년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0.4%, 2020년 0.5%, 작년 2.5%였다.
김 의원은 "고환율·고물가·고금리·수출 부진·기업 부실 등으로 인한 복합 경제위기가 내년부터 본격화한다는 전망이 다수"라며 "노동자 임금 인상 자제를 외칠 때가 아니라 재정 투자로 내수를 끌어 올려 경제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