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회

'코로나 이후 바뀐 직장문화' 100개 기업 조사 참신

2022-12-30 10:00:06 게재

내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12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위원들은 지난 회의 이후 게재된 기사에 대해 비평하며, 신년에는 △경제위기에 대한 현장감 있는 기획 △국가적 과제로 제시되고 있는 노동·연금개혁 등에 대한 방향 제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 등을 요청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 추천과 관련한 오보에 대해선 사실 확인, 인쇄 및 배포 시각 등을 좀 더 자세하게 적시해 오보를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는 따끔한 지적도 나왔다.

내일신문 11월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신한금융지주 회장 오보 관련 경위 더 자세하게 설명해야

정세용 = 신한금융지주 오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8일자 1면과 내지에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조용병 회장이 추천됐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이날 오전 신한금융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했다. 사실이 알려진 후 내일신문이 신문인쇄를 중단하고 다시 찍은 것은 알지만 상당수 지역에 기존 기사가 그대로 실린 채 배달됐다. 이와 관련해 9일자 1면에 사과의 사고를 실은 것은 적절했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하게 상황을 독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 기사를 출고한 시간, 초판 인쇄한 시간, 인쇄중지는 언제 됐고 배포는 어떻게 됐는지 등을 알렸다면 독자들이 진정성을 느꼈을 것이다.

최근 독자들 관심 중 하나가 월드컵이었을 텐데 내일신문은 정치경제 전문임에도 불구하고 11월 22일부터 12월 6일까지 정책면에서 비교적 성실하게 다룬 흔적은 보인다. 다만 손흥민 선수에 대한 전국적 열풍, 전국민들의 생활리듬 변화 등등 좀 더 읽을거리를 찾아봤으면 어땠을까.

내일신문이 세계 전문가들을 물색해서 톺아보기 등의 문패를 달아서 다루고 있다. 주요국의 돌아가는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고 내일신문이 앞서가는 측면도 보인다.

국가 중대과제, 단편적 기사보다 방향성 제시하는 기획으로

임성진 = 독자권익위원으로서 지적한 부분이 바로바로 반영돼 더 책임감을 느끼면서 신문을 보고 있다. 지난 번 회의에서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관련한 종합평가를 요청했는데 지면에서 성과와 한계를 정확하게 진단해줬다.

최근 유럽의 전력난과 에너지 위기가 심각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으로 이미 예견됐던 것이지만 추워지면서 더 심해졌다. 우리나라도 내년쯤 영향을 직격으로 받을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심도있게 다뤄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유럽은 '리파워 EU'라고 해서 재생에너지로 가는 전환 속도를 앞당겼는데, 그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련해서 14일자에 프랑스 원자력 관련 국제 기사가 실렸는데, 원문은 이코노미스트지 기사로 알고 있다. 원자력발전에 대해 정치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원자력발전을 계속 하더라도 관련된 문제점은 철저하게 보완하고 조치를 취하면서 해야 성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원전의 경우 '플릿 이펙트'(fleet effect)로 똑같은 원전 여러 개를 한꺼번에 지어서 어느 하나가 문제가 생기면 똑같은 문제가 계속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는데 우리나라도 똑같다. 프랑스 사례에 비춰 우리나라의 문제점은 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자치행정면에 대구시와 행정안전부의 인사갈등 관련한 기사가 있었다. 대구시장의 소통부족도 문제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방정부의 기구 구성이나 자체 인력까지도 법령으로 전부 정해놓은 한계가 있다. 분권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봤으면 더 좋은 기사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제왕적 리더십'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시론이 있었는데 적절한 지적이다. 한국정치에서 제왕적 리더십은 사실상 사라지고 있던 주제였는데 최근 다시 등장하고 있다. 내일신문이 기획으로 다뤄달라.

미 무역수지 적자 증가, '킹달러 후유증' 연관 중요사실 덜 다뤄져

현문학 = 7일자 팬데믹 이후 바뀐 직장문화를 100개 기업 설문조사를 통해 소개한 기획은 발품도 많이 팔고 내용도 참신했다.

최근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기자들은 경제지표만 다루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미리 신호를 포착해 써야 한다. SDR(스태그플레이션·디플레이션·경기침체)의 공포라고 하는데, 지표를 다루는 단편적인 기사 말고 현장감 있는 종합 기획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국회에서 법인세 논란이 있었는데 사실 외국기업 눈으로 보면 1%, 2% 갖고 싸우고 이념화되는 게 한심해 보일 수 있다. 법인세 관련한 기사를 쓴다면 어떻게든 빨리 타결하라고 몰아붙여야 정치권에서도 정신을 차릴 거라고 본다.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10월에 늘었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거의 보도가 안 됐다. '킹달러'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사인데도 덜 다뤄졌다. '킹달러'로 인해 미국 제품이 비싸지면서 해외수요 위축되고 한꺼번에 여파가 오는 것이니 잘 지켜봐야 한다.

둔촌주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한다.

내일신문이 나서서 비판해줬으면 하는 아이템도 있다. 한국은행이 한쪽으로는 금리를 인상 중인데 또 한쪽으로는 유동성 공급을 한다. 또 한편으로 금융위원회에선 예금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한다. 이런 흐름들이 사실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은행은 예금과 은행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은행채도 발행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 그럼 은행의 자금줄이 막히게 되고 이런 상황이 한바퀴 돌면 결국은 은행대출을 받아야 하는 기업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런 것도 아이템화하면 좋은 기사가 될 수 있다.

지방정부 기구구성 인력까지 법령으로 전부 정해놓은 한계. 분권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봤으면

문찬석 =13일자 지면에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발표 내용에 대한 노사 반응이 실렸다. 올 한해 동안 내일신문에서 고용체계나, 산재, 금융, 노동 문제, 형사사법 문제 등 각종 문제에 대한 심층기획을 충실하게 했다고 생각해서 꼼꼼히 보고 있다. 중대한 국가과제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언론이 할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신년에도 내일신문이 단편적인 기사보다는 국가정책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획물을 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출산율 격감에 따른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미 신생아 출생 숫자가 30만명 아래로 내려간 게 2년 전인데 그러면서 산업별로 노동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문제, 산업 지형의 변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 일상의 변화들이 많다. 이런 문제를 외면해서는 개인도 국가도 결코 생존할 수 없는 전환점에 있다는 말을 전문가들도 많이 말씀하신다.

변화하는 산업에 맞춰서 필요한 인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급할지, 일 효율성을 높여가면서도 노동자의 노동 총량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어떤 수준에서 정할 것이지, 정년을 유지할지 연장할지, 임금체계 개편은 어떻게 할지 등등 이런 것들은 국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신년 기획기사로 노동·연금 등의 개혁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뤄보는 게 어떨지 제안한다.

'인풋보다 아웃풋이 많은 핵융합 성공'은 과학사의 중요사건인데 안 다룬 것은 문제

이해성 = 내일신문에 게재되지 않은 기사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 기사를 못 찾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지난 13일에 과학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발표했고 피지컬 리뷰 레터스라는 세계 최고 권위의 논문지에도 동시에 발표됐다.

사실상 처음으로 핵융합 실험에 성공을 했다는 내용이다. 핵분열, 핵융합 모두 질량결손이 발생하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나오는데 핵분열의 경우 방사성 폐기물이 남지만 핵융합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다르다. 태양처럼 무한한 청정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이뤄진 핵융합 실험에서는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적은 에너지밖에 얻지 못했다면 이번에는 놀랍게도 인풋(투입)의 1.5배 에너지가 나왔고 사상 최초였다.

물론 이게 상용화가 되려면 아무리 빨라도 10년은 걸린다고 하고, 심지어는 또 다른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건 인풋보다 아웃풋(산출)이 많은 핵융합에 성공했다는 것이고 만약 이후 상용화까지 성공한다면 엔리코 페르미가 시카고대에서 최초로 원자로 만든 것 그 이상의 사건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사건일 수 있는데 내일신문에 보도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임성진 = 핵융합에 대해선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같이 점검해서 다루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드린다.

새 교육과정의 내용·의미, 더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다뤄주시길

이현숙 = 2022 교육과정 개편과 관련해 자유민주주의냐 민주주의냐, 북침이냐 남침이냐, 성소수자 성평등 표현 등등 기존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 걸로 안다. 개정교육과정이기 때문에 이게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이후 청소년들이 어떤 교육을 받을지 결정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다뤄볼 필요가 있다.

14일자에 서울시의회와 교육청의 예산전쟁 기사를 다뤘는데 주로 혁신 자가 붙은 예산이 삭감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울산에서도 성교육이나 성평등 등 시민 교육 관련 예산을 다 삭감하는 일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교육감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는데, 지금 교육과 관련해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내일신문이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다뤄주시길 요청한다.


12월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 정세용(전 내일신문 주필)
위 원
문찬석(법률사무소 선능 대표변호사)
이해성(내일이비즈 부사장·CTO)
이현숙(탁틴내일 상임대표)
임성진(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현문학(한국생애설계협회 홍보이사)

내부 참가자
이선우 편집국장
홍범택 자치행정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