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중소벤처기업청 시·도 이관 될까?

2023-01-06 11:17:23 게재

중앙지방협력회의 안건상정 1순위 후보

지방교육재정 지출권 이관도 논의 대상

'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정말로 시·도 소속기관으로 이전될 수 있을까?' '시·도가 걷기만 할 뿐 시·도교육청에 모두 전출해주는 지방재정에 대한 지출권한이 시·도에도 주어질까?'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중앙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숙원이지만 그동안 중앙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민감안 현안들이 제2국무회의라 부르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행정안전부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등에 따르면 시·도지사들은 2월 10일 예정돼 있는 올해 첫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상정할 안건 후보로 4가지 주제를 확정했다. △특별지방행정기관 지방이관 추진 △지방교육재정 합리화 방안의 마련과 추진 △현행 자치경찰제의 주요쟁점 및 개선방향 △지방정부의 자치조직권 자율성 강화 방안 등 가볍지 않은 주제다.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 = 첫 번째 안건은 지자체와 유사·중복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지방으로 이관하는 것이다. 첫 대상으로 지방중소벤처기업청을 꼽았다.

현재 지방중소벤처기업청 정원은 404명, 사업예산은 3조5000억원이다. 시·도 주장은 직급·직위 등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시·도의 실·국·본부로 이관하자는 것이다. 또 국가직 공무원의 지방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등 행정운영경비는 전액 국비로 보전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지방중소벤처기업청 일반회계 예산은 '균특회계 중소벤처계정'을 신설해 시·도에 포괄보조금(보조율 100%)으로 이전하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2006년 7월 지방중소기업청을 이관 받은 제주도가 사업비를 지원받지 못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요구다.

장기적으로는 지방중소벤처기업청 외에 지방고용노동청 지방환경청 등 다른 특별지방행정기관들도 이관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현재 특별지방행정기관은 5095개(2021년 기준)다. 2005년 3688개, 2008년 4549개 등 해마다 늘어났다.

◆시·도세 지방교육세 전출률 조정 = 두 번째 안건은 시·도 교육재정을 합리화하자는 것이다. 시·도는 무상급식 영·유아교육보조 무상교복 등에 대한 직접 재정지원 때문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시·도교육청은 오히려 재정 여유가 있다는 것이 이 안건의 배경이다. 시·도는 또 고등·평생교육 재정수요 증가에 따른 재정보전도 요구하고 나섰다.

구체적인 합리화 방식은 시·도세와 지방교육세 전출률 조정이다. 현재는 시·도세의 3.6~10%(서울 10%, 광역시·경기·제주 5%, 도 3.6%)를 시·도교육청에 전출한다. 또 지방교육세는 100% 시·도교육청에 보낸다. 이 전출률을 줄여 재원을 확보한 뒤 지역의 고등·평생교육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시·도 생각이다.

또한 시·도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 설치법이 제정될 경우 이 특별회계의 지출권한을 넘겨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자치경찰 이원화 요구 = 시·도지사들은 자치경찰 제도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합의제행정기관인 시·도자치경찰위원회를 심의·의결기구로 전환하고 집행기능은 시·도지사가 관장하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자치경찰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국가공무원(국가경찰)에서 지방공무원(자치경찰)으로 전환하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사실상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이원화하자는 것인데, 자치경찰제 시행 전부터 지방이 요구해온 사안이다. 또한 시·도는 안정적인 재원확보를 위해 자치경찰교부세를 신설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자치조직권 자율성 강화 = 부단체장 직급 상향과 실·국·본부 설치 자율성 보장도 시·도의 핵심 요구 중 하나다.

최근 행안부와 대구시 사이에 벌어진 한시기구 설치 갈등과도 관련 있는 내용이다. 시·도는 현재 1급인 부단체장 직급을 차관급으로 격상해 달라고 요구한다. 중앙정부와 동등한 지위를 갖겠다는 의미다.

시·도는 또 부단체장 정수와 사무분장도 조례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국·본부 및 과 등 지자체의 행정기구·정원기준 등에 대한 규정도 마찬가지다. 현재 대통령령으로 돼 있는 것을 조례로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넘겨달라는 것이 시·도지사들의 한결같은 요구다.

◆"안건 2개 상정 가능" = 중앙지방협력회의 최종 안건은 실무회의에서 정한다. 국무회의 안건을 차관회의에서 확정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이다. 실무회의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시도지사협의회 부회장(유정복 인천시장), 그리고 각 부처 차관과 시·도 부단체장 등이 구성원이다. 지난해 10월 제2회 중앙지방협력회의 때 합의한 안건상정 방식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전체 안건을 4개로 하고 2개는 시도지사협의회에서, 1개는 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나머지 하나는 행안부가 각각 제안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다음달 10일 열릴 제3회 중앙지방협력회의 안건이 어떻게 상정될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시·도지사들도 중앙지방협력회의를 통해 시·도가 실질적인 국정의 동반자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 이 회의가 제2국무회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이철우(경북도지사) 시도지사협의회장은 "내년에는 지방시대라는 국정 기조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중앙과 지방이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시·도지사로 구성되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통해 지속 가능한 지방시대를 실현하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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