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호황' 따져보니 '속빈강정'
초단시간 취업자 역대최대 … 늘어난 일자리 55% 고령층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 수가 81만6000명 늘어 2000년 이후 역대최대를 기록했다.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고용률 역시 62.1%로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통계수치로만 보면 사상최대의 고용호황이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사정이 딴판이다. 여전히 청년들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코로나19로 생존위협을 받았던 자영업자 사정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원인을 따져보니 '고용의 질'이었다. 여기에 고용지표의 기본이 '전년 대비'라는 점도 한몫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을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다보니 '역 기저효과'가 착시를 유도한 것이다.
코로나19로 고용사정이 최악이었던 2020년, 2021년과 대비되면서 지난해 고용지표가 더 좋게 보였다는 것이다.
'저질 고용호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초단기 아르바이트 취업자 급증이다. '단기 알바'로 불리는 이들은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임시직 취업자'다. 단기 알바 취업자는 지난해 약 158만명으로 늘었다. 역대 최대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주당 근로시간이 1∼14시간인 취업자는 157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5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2808만9000명)의 5.6%를 차지한다. 규모나 비중 모두 2000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다.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주휴수당, 퇴직금, 유급 연차휴가 등을 받을 수 없다.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대상도 아니다. 이 때문에 일부 고용주는 일부러 아르바이트 근로자 여러 명을 '쪼개기'로 고용하기도 한다.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서다.
단기 알바는 2000년에는 43만6000명(2.1%)에 그쳤다. 하지만 2005년 59만6000명(2.6%) 2010년 77만9000명(3.2%) 2015년 86만6000명(3.3%)으로 점차 늘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증가세가 가팔랐다. 2018년(109만5000명·4.1%)에는 전년 대비 13만5000명 늘어 100만명을 돌파했다. 2019년(130만2000명·4.8%)에는 전년보다 20만7000명 급증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거리두기가 시작된 2020년(130만4000명·4.8%)엔 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2021년(151만2000명·5.5%) 다시 20만8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 "늘어난 취업자 55%가 60대 이상 노령층" 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