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부실 리스크' 중소형 증권사 뇌관

2023-01-16 11:33:00 게재

고위험 금융비중 커 유동성 불안감↑

초기 분양률 낮아 차입금 상환 불안정

둔촌주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정부 지원으로 한고비를 넘기며 증권사들도 모처럼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주요 중견·중소건설사들의 단기차입금 규모가 높아져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위험 부동산 금융 비중이 큰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유동성 불안감이 더 높아졌다. 중소건설사 부동산 PF 부실이 중소형증권사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조합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대출보증을 받아 국내 시중은행에서 7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사업비 상환이라는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중소증권사와 대형사 간 양극화 현상은 더 부각되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등 일부 대형사의 경우 침체기에도 부동산 금융 투자 기회를 적극 모색하는 한편 고위험 부동산 금융 비중이 큰 다올투자증권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유동성 불안감이 더 높아지며 계열사까지 팔아치우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의 부동산 우발부채 중 브릿지론(19.6%)과 중·후순위 본 PF(15.9%)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본 1조∼3조원 규모의 중형 증권사와 자본 1조원 미만의 소형 증권사의 브릿지론 및 중·후순위 본 PF 합산 비중은 각각 69.3%, 76.5%에 이른다. 중소형사의 고위험 비서울 사업장 비중이 대형사보다 크다는 점 역시 위험 요인이다. 이재우 한신평 연구원은 "올해 PF대출,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 위험자산 건전성 저하 및 투자손실이 본격화될 우려가 크다"며 "특히 중후순위, 브릿지론 등의 경우 건전성 저하 시 손실 수준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 계룡건설 이테크건설 등 주요 중견·중소건설사들의 단기차입금 규모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미분양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미분양은 5만8027가구로, 전월 대비 22.9% 증가했다. 지난해 중견·중소건설사 주요 공급 실적을 보면 초기 미분양 50%를 넘은 곳이 12개 단지에 육박했다. 대부분 울산 대전 충북 등 지방 물량으로 나타났다.

초기 미분양의 경우 향후 할인분양 등으로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기대수입에 못 미치면 채권 상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대형 건설사들은 초기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분양물량이 소진될 때까지 견딜 여력이 있지만, 중견·중소건설사에게 초기 분양률은 결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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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김성배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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