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글로벌 증시, 주요국 GDP·소비지표 주목

2023-01-20 10:31:24 게재

한국, 4분기 경제성장률 '역성장' 불가피

미국, 견조한 성장세 … 소비 우려 상존

중국 리오프닝 효과, 새로운 변수로 부각

설 연휴로 국내 증시가 이틀간 휴장으로 시작하는 다음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주요국의 경제지표 발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경기에 대한 우려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지면서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국제유가 등 물가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 역성장 =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26일 한국에서는 2022년 4분기 경제성장률(GDP) 속보치가 발표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분기 대비 -0.2% 또는 -0.3%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비로는 1.4∼1.5%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내외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전분기 기준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측면에서도 한국은 높은 금리에 따른 디레버리징으로 가계나 기업의 수요 개선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부채 조정과정에서 수요가 추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음을 고려할 때 소비와 투자가 전반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연말 소비시즌에도 불구하고 이태원 사태 등으로 문화행사가 제한되며 서비스 소비 회복이 미약했을 것"이라며 "고금리 여파로 소비심리가 낮은 수준을 지속해 민간소비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경제성장률 2.6% 전망 = 미국에서는 26일과 27일 4분기 GDP와 12월 소비자지출(PCE)을 발표한다. 미국 4분기 GDP는 전분기대비 2.6~2.9% 가량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틀란타 연방은행이 추정하는 4분기 경제성장률은 19일 현재 전분기 연율 3.5%로 전망하고 있어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주택착공 및 허가건수가 전월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역시 기준선을 하회하는 흐름을 보여 제조업 생산이 둔화되는 등 경기 방향성에 대해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시장전문가들은 미국 경제를 지지하는 민간소비가 4분기 중에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양(+)의 기여도를 나타냈을 것으로 보이며, 미국 무역수지 적자폭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순수출도 성장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된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낮은 수준을 이어가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라며 "미국 경제성장률 수치 자체가 양호하다면 연준 입장에서는 긴축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장률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비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12월 소매판매(전월비 -1.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가계 소비가 점차 약화되는 양상이다. 전 연구원은 "ISM 서비스업지수가 하락하며 서비스업 경기도 다소 약화되고 있어 12월 개인소비는 전월비 마이너스 전환 가능성이 높다. 개인소비가 둔화된다면 경기 순환적인 물가 압력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춘절 연휴간 코로나19 확산 여부 주목 =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유로존의 대중국 수출 개선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아는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연준의 매파적인 시각과 상충되면서 달러의 강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코스피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로 코스피가 2400선을 회복하는 등 주가가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 증시에서는 12일 연속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고 코스피도 10일 단 하루를 제외하면 연초 이후 외국인이 자금 계속 들어오는 중이다.

문제는 중국 춘절 연휴간 코로나19 확산 여부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명절 이후 시장의 관심은 중국 코로나19 확산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 중국 본토의 고령층 백신 접종이나 부스터샷 접종 현황을 고려하면 중국 춘절을 계기로 농촌지역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보다는 보수적인 스탠스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2월 미국 실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선진국 증시가 이전과는 다르게 다시 침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이달 말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매파적인 톤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여 당장은 투자와 관련한 액티브한 액션을 취하기 보다는, 적어도 실적 발표를 통해 향후 업황을 가늠해 보고 미국 통화정책 스탠스도 짚고 넘어간 후에 시장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 설 연휴에도 24시간 해외주식투자 지원 = 한편 해외주식투자자들이 급증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설 연휴기간에도 24시간 글로벌 데스크를 운영하며 해외주식투자를 지원한다. 중국 홍콩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세계 증시는 정상 개장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시간 기준 낮 시간에도 거래가 가능한 '미국주식 데이마켓' 서비스를 이용해 아침 10시부터 미국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별도 환전 절차 없이 원화로 주문이 가능한 통합증거금 제도를 활용해 미리 환전을 해 놓지 않은 투자자들도 설 연휴 기간에 제약 없이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도 설 연휴 기간 해외주식·해외파생·CFD데스크를 24시간 운영한다. 이 기간 거래 가능한 국가는 미국, 일본, 캐나다, 싱가폴, 호주 외 유럽 11개국이다. 중국, 홍콩, 베트남시장은 휴장으로 거래할 수 없으며 HTS와 MTS, 전화를 통해 주문이 가능하다. 원화로 해외주식 거래가 가능한 통합증거금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연휴기간에도 환전 없이 미국과 일본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설 연휴에도 이 서비스는 그대로 제공된다. 또 해외주식 데스크는 명절 연휴에도 개인 고객은 물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평일과 동일한 주·야간 트레이딩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이번에도 운영된다.

대신증권은 오는 23일과 24일 양일간 해외주식 거래를 위한 해외주식 데스크를 운영한다. 설연휴기간 거래가 가능한 국가는 미국, 일본을 포함한 13개국가다. 미국과 일본은 온라인 거래도 가능하다. 해외주식 데스크를 통한 오프라인 거래만 가능한 국가는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네덜란드, 핀란드, 스위스, 호주, 캐나다이다.중국은 23일부터 27일까지, 홍콩은 23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은 23일부터 26일까지, 싱가포르는 23일과 24일 휴장한다. 미국주식은 연휴 기간에도 원화주문서비스를 통해 환전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이외 국가의 주식을 연휴 기간에 거래하려면 미리 환전해야 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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