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뛰놀며 신체발달·체력 측정까지

2023-02-02 10:59:10 게재

서초구 첨단기술 접목한 '서리풀노리학교'

미술체험·공원 연계, 권역별 7곳 계획

"아이들 체성분 분석(인바디)은 처음이에요. 병원에서도 키랑 몸무게 재고 말거든요. 부모랑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게 많은 점도 좋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주민 조은영(38)씨와 3살 쌍둥이에게 두달 전부터 새로운 나들이 공간이 생겼다. 방배동에 위치한 '스마트 서리풀노리학교'다. 아이들이 추위나 미세먼지 걱정 없이 자유롭게 뛰노는 공공 실내놀이터인데 첨단기술을 접목, 신체발달과 체력 측정까지 가능하다. 조씨는 "지난해 초부터 문의를 했는데 36개월부터 이용할 수 있어 1년 가까이 기다렸다"며 "성장·발달 관련된 데이터를 얻는 건 물론 아이들이 기다림 등 사회적 규칙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방배동 스마트 노리학교를 찾은 아이들이 신체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서초구 제공


2일 서초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1월 문을 연 '스마트 서리풀노리학교'가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에게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서초동 1호점에 이은 2호점인데 실내놀이터에 첨단 기술을 더해 특화했다. 1호점은 영유아, 2호점은 3~5세로 이용 대상을 나눠 운영한다.

연면적 242㎡ 스마트 노리학교에는 '빨리빨리 번개반' '날쌘돌이 터치반' '흔들흔들 중심반' '점프점프 놀이반' 등 이색 공간이 배치돼 있다. 아이들은 신호에 맞춰 출발해 뛰고 두더지 잡기 하듯 불이 들어오는 단추를 누르거나 높낮이가 다른 구조물 위를 걷는다. 놀이처럼 몸을 움직이는 동안 순발력과 근력, 달리기 실력과 민첩성 유연성 등 그날의 신체활동이 기록된다.

신체·체력측정을 희망하는 아이들 손목에 무선식별장치(RFID)를 채워주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면 변화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방문 날짜별 기록과 또래집단 평균치와 비교한 내용을 그래프로 그린 결과지에 줄넘기나 높이 뛰어넘기, 까치발로 서기 등 각 아이에게 권하는 운동 정보까지 제공한다.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보호자 입장 비용을 시간당 부담해야 하는 사설 실내놀이터나 키즈카페와 비교해 훨씬 경제적이다. 부모와 함께 활동하도록 권장하는데다 돌봄에 익숙한 전문가들이 상주하고 있어 성인과 교감하며 신체능력을 키우고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 박경미 육아종합지원센터 양육지원팀장은 "노리학교는 아빠가 양육에 동참하도록 돕는 매개체도 된다"며 "보호자들에 입소문이 나서 이웃 자치구에서도 이용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평일 오전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교사와 함께 방문하는 단체, 평일 오후와 주말은 개별 이용자들이 예약을 하는데 월 평균 500명이 넘게 찾는다. 첫해 두달동안 810명, 지난해에는 6400여명이 다녀갔다. 안전과 쾌적함을 챙기기 위해 시간당 이용자를 15~20명으로 제한하는데 주말이면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두 아이를 데리고 두달 사이 세번째 노리학교를 찾은 조은영씨는 "키즈카페는 동시 이용 인원이 많아 부담스럽고 아이들만 방치되는 느낌인데 노리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고 보호자까지 배려해준다"며 "구에서 유명한 시설"이라고 전했다.

구는 부모들 호응에 힘입어 2025년까지 권역별로 노리학교 7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올해 8월 양재동 공영주차장과 문화예술공원에 가상 미술체험과 자연을 접목한 시설 두곳이 우선 선을 보인다. 우면동과 서초동 주민편익시설과 새로 짓는 공동주택을 비롯한 4곳에는 내년 이후에 가상 음악체험 노리학교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안전하게 뛰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세대가 할 일"이라며 "가정 내 양육과 건강한 영유아 성장을 돕는 정책을 다방면으로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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