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 역습, 세계 계란값 파동

2023-03-16 11:17:47 게재

조리법 바꾸는 식당 늘고 마당에서 닭 키우는 가정 … 미국 182%, 스페인 143%, 일본 72% 폭등

세계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몸살을 앓고 있다. AI 확산에 따라 해외 계란값 폭등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2월 기준 미국 계란값은 현지가 기준 평년대비 182% 상승했고, 스페인은 143%, 네덜란드는 109%, 일본도 72% 수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이 계란 농가를 돕기 위해 2월 한 달 동안 계란 30구 특란 할인 판매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농협유통


AI는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은 45개 주에서 280건, 유럽도 독일 프랑스 등 29개국에서 568건이 발생했다. 일본은 78건 이상 발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중 55건이 산란계에서 나와 계란값 폭등을 일으켰다.

계란값 폭등으로 조리법을 바꾸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고, 일부 가정에서는 닭을 직접 키우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에서는 AI 확산으로 5800만마리 닭을 살처분했다. 이중 4300만마리가 계란을 낳는 산란계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AI는 2022년 내내 산란계에 영향을 미쳐 지난해 연말 시장에 나온 계란이 29%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계란 공급이 감소하면서 계란값 폭등으로 식당 영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미국 남부 텍사스에서 멕시코 국경을 잇는 검문소에서 달걀 밀수도 늘어났다. 2022년말부터 올해초까지 세관국경보호국은 멕시코 법인이 있는 텍사스 항구 8곳에서 442건의 날계란 밀수를 적발했다. 계란값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멕시코에서 계란을 사 오기 위한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번 겨울 계란 밀수가 예년에 비해 380% 넘어 증가한 점을 보면 미국에서 계란값 파동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국경 지대에서 계란 밀수 증가는 캘리포니아 계란값 폭등과 관련 있다. 1월 들어 캘리포니아 큰 계란 12개 가격이 7.37달러로 뛰어 오르자 밀수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1년 전 2.35달러의 3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2월들어 계란값은 5.74달러로 소폭 내렸다.

미 농무부는 AI와 뉴캐슬병으로 조리되지 않은 가금류와 계란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반입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닭위원회는 부활절 계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잉여 부화장 계란이 식품 공급에 허용되도록 규제 변경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일본농협인 'JA전농'에 따르면 도쿄 지역 계란 도매가격이 2월 들어 M사이즈 1㎏ 당 315엔으로 199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8배 수준이다. AI 영향으로 산란계 수가 10%(1200마리 이상) 가량 줄어든 탓이다. 이에 따라 계란을 사용하는 식당에서는 음식값을 올려 받고 있어 물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사상 최악의 AI와 싸우며 계란 공급 감소 사태가 벌어졌다. 영국과 프랑스는 계란가격이 두배이상 오르자 아예 조리법을 바꾸는 식당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21년부터 프랑스는 계란 공급량이 8% 이상 감소했다. 프랑스 현물시장에서 계란은 연초보다 두배 이상 오른 ㎏ 당 2.2유로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은 마트에서 1인당 계란 구입갯수를 2~3박스로 제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전 방역조치와 AI가 오리농장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계란값 파동을 겪지 않았다. 국내 계란값은 고병원성 AI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던 지난해 12월 5070원(산지가격, 특란30개)을 보였지만 1월부터 점차 하락해 2월 기준 평년대비 23% 상승한 4217원을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가 자율방역체계 구축과 방역·수급 안정 노력 등으로 계란값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며 "하지만 과거에 비해 2월 철새수가 많고 야생조류에서 항원이 검출되고 있어 위험도가 증가함에 따라 특별방역대책기간을 3월말까지 한달 연장하는 등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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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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