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 앞 … 윤 정부 국정능력 시험대

2023-03-17 10:56:46 게재

강제동원·69시간·북도발·금융불안 국정이슈 속출

국정성과에 총선민심 좌우 … "아마추어 리스크 커져"

윤석열 대통령이 16∼17일 방일을 통해 한일관계 복원에 나섰다. 한일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강제동원 문제를 '제3자 변제' 방식으로 돌파한다는 카드를 들고 갔다.

공동 기자회견 마치고 악수하는 한일 정상 |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16일 이뤄진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에 대해 직접적 사과를 표하지 않았다. 강제동원을 한일관계 복원의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국내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윤석열정부가 내년 4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국정운영 능력 전반에 대한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일본 강제동원 해법 △주 69시간제 도입 △북한 미사일 도발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등 국정 전반에서 이슈가 쏟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외교·노동·안보·경제 등 국정 전반에서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총선 민심도 '정권 힘싣기'보다 '심판'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강제동원에 이어 근로시간 제도 개편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는 개편안을 내놓자 여론이 들끓었다. 윤 대통령이 뒤늦게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언급을 통해 진화에 나섰지만, "정부 내 조율조차 없이 개편안을 내놓은 거냐"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은 윤 대통령이 방일에 나선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북한은 윤석열정부 이후 잇단 미사일 도발을 통해 안보 불안을 키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16일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의 연쇄도발을 막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를 부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국내 금융시장도 충격파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올해 안에 경제한파가 몰아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정부가 민생 피해를 최소화할 연착륙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석열정부가 국정현안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보수정권의 강점으로 꼽히는 '국정능력'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한다면 총선 민심도 여권에 등돌릴 가능성이 높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7일 "(윤석열정부의) 국정 방향성은 대체로 맞다고 보지만, (국정경험이 부족한) 아마추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조급한데다 디테일도 약하다.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총선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13∼15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사에서 윤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 '경험과 능력 부족'(24%)이 두번째로 많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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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이재걸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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