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방압력 못 이기고 하락한 '컨'-운임

2023-05-03 11:32:41 게재

에버그린 친환경컨선 발주

건화물은 중국영향 뚜렷

부산발 K-컨테이너운임지수와 중국 상하이발 운임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각각 2주, 4주 연속 상승했지만 시장 전반에 퍼져있는 운임하방압력이 강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일 K-컨테이너운임지수(KCCI)가 전주(4월 24일)에 비해 22포인트 떨어진 134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상하이해운거래소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상하이운임지수(SCFI)는 전주(4월 21일)보다 37.34포인트 하락한 999.73을 기록했다.

해진공은 주간시장보고서에서 지난달 선사들의 일괄운임인상(GRI) 등으로 일시적 운임상승이 있었고, 이번 달에도 추가 운임인상이 계획됐지만 수급불균형에 따른 약보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정학 변동이 항만별 물동량 처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3월 상해항 컨테이너 처리량은 402만TEU(6m 길이 컨테이너 402만개), 홍콩은 129만TEU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9.8% 하락했다. 반면 싱가폴은 334만TEU로 8% 증가했다.

해진공은 정치적 긴장과 중국 봉쇄에 따른 발주처가 동남아 인도 등지로 다양화된 것이 싱가폴과 홍콩 환적 처리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중형선사들이 운송서비스를 하는 아시아역내 항로 운임도 하락했다. 1분기 한일항로(부산~일본) 컨테이너운송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줄었다.

특히 피더물량(간선항로를 잇는 지선항로 화물)이 51.4% 감소했는데 지난해 운임이 하락세로 바뀐 이후 대형 선사들의 일본 직기항이 늘어나면서 피더물량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했다. 해진공은 대형 선사들의 연근해 직기항이 늘어날 수록 이런 추세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선사 에버그린의 친환경선 발주 움직임도 컨테이너시장에서 관심사다. 외신과 해진공에 따르면 에버그린은 1만6000TEU급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24척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한·중·일 조선소에 견적 제출을 요청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 선박들은 2026년부터 인도될 예정이다.

건화물선 운임은 중국변수가 크게 작동하고 있다. 이날 K-건화물지수(KDCI)는 1만5796을 기록, 1주 전에 비해 501포인트 올랐다.

대형선형인 케이프사이즈는 중국철강수요가 견인하고 있다. 중국철강협회는 자국의 1분기 철강소비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한 2억4400만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예상보다 크게 회복됐다고 자체 분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 철강생산은 2억6200만톤으로 지난해보다 6.1% 증가했다. 이는 공급과잉에 따른 철강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제철소들의 이윤을 압박하고 있고, 중국철강협회는 지난달 24일 회원사들에게 철강생산량 감축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제철소들은 이달초 고로 유지보수계획을 발표하며 공급조절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중형선형인 파나막스급도 비슷하다. 중국의 대두 수요가 제한되면서 브라질 대두 판매자들이 수출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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