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나들이에 가벼운 운동까지, 주민호응↑

2023-05-17 10:42:51 게재

노원구 찾아가는 운동용품 일일대여소

전문가 지도로 신체활동+자유놀이체험

"복지관 노래교실이 다 찼다고 해서 왔어. 기다리느니 체조나 하게." "노래교실보다 훨 낫구만 그래."

서울 노원구 중계동 삿갓봉근린공원 운동장. 전문강사와 함께 성인 키만한 봉으로 체조를 하던 안용모(85·상계2동)·손양원(79·상계5동) 할아버지가 노래교실과 봉체조 가운데 우열을 가리며 입씨름을 한다. 옆에 있던 배명숙(78·중계4동)·강금복(78·상계5동) 할머니가 가르마를 탄다. 배 할머니는 "전신운동을 하면서 평소 안쓰던 곳을 움직이니 너무 좋다"고, 강 할머니는 "몸이 말을 잘 안듣는데 지금은 제 위치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노원구가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공원으로 찾아가 운동 도구를 빌려주고 사용법을 알려주는 일일대여소를 운영한다. 사진 노원구 제공


17일 노원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시한 찾아가는 운동용품 일일대여소 '운동하러 노원가게'가 호응을 얻고 있다. 집 근처 공원을 찾은 주민들에게 신체활동에 필요한 도구를 빌려주고 현장에서 전문 강사가 사용법을 알려준다. 나들이에 가벼운 운동까지 더해지니 주민들에 인기다.

평일에는 60세 이상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공략한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1시에 뚜껑이 달린 1톤 화물차에 36종 325개 신체활동 도구를 싣고 공원을 찾아간다. 월요일은 중계근린공원, 수요일은 삿갓봉근린공원, 금요일은 하계동 경춘선숲길 방문자센터 앞에서 만날 수 있다.

하루 두차례 전문가와 함께 집단운동을 한다. 걷기활동가와 함께 바른 자세로 순환산책로를 돌고 탄력 있는 봉을 이용해 관절가동성 근력 유연성을 개선하는 체조(스틱 모빌리티)를 한다. 전문강사와 함께 보조강사를 배치해 1대 1에 가깝게 활동을 돕는다. 구 관계자는 "팔다리 움직임을 좋게 하거나 재활 회복 낙상방지에 도움이 된다"며 "젊은층 이용자가 많으면 운동강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한여름에는 복지관 경로당 등 신청을 받아 실내운동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집단운동 전후로는 오후 5시까지 굴렁쇠 후프 줄넘기 등 도구를 이용해 자유놀이를 하면 된다. 빙상경기를 본뜬 '플로어(floor) 컬링'이나 점수판에 공을 굴려 넣는 '볼링 골프', 깔판 위에서 중심잡기를 하는 '밸런스 보드(balance board)' 등 새로운 운동용 기구가 많다. 보건소 운동사와 자원봉사자가 사용법을 알려주고 함께 놀이도 한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에 초점을 맞춘다. 둘째주는 상계근린공원, 넷째주는 경춘선숲길에서 운동가게가 열린다. 도구를 빌리면 최대 한시간동안 이용할 수 있는데 하루 최대 3종을 빌릴 수 있다.

노원구는 운동가게 운영과 함께 권역별로 6개 건강관리센터를 조성,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돕는다. 간호사 영양사 운동사 등이 상주하고 있다. 센터까지 방문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지난 3월부터는 '찾아가는 건강부스'를 운영 중이다. 목요일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 하천 등을 찾아가 건강상담을 하고 다양한 보건사업을 소개한다.

노년층은 특히 활동량이 부족하다고 판단, '노원 힐링걷기'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틀은 걷기활동가와 함께, 사흘은 자율걷기로 주 5일 걷는 프로그램이다. 동별 걷기운동을 소모임으로 발전시켜 사회적 고립감을 덜 계획도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가까운 공원과 동네에서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다양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주민들이 일찌감치 건강관리 능력을 키우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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