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AI활용법

인공지능 기반으로 여행 예측 가능성 높여

2023-06-15 10:49:33 게재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챗봇 서비스 등 주목 … 시간·예산 적게 들여 홍보영상 만들 수도

9일 '2023 관광산업 디지털혁신 오픈세미나'(오픈세미나)에서는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들의 인공지능(AI) 활용 사례가 공유됐다. 그 중 하나가 트립닷컴의 AI 챗봇 서비스 '트립젠'이다.

한국관광공사는 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2023 관광산업 디지털혁신 오픈세미나'를 열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챗봇 서비스 이용자, 충성도 높아 = 트립닷컴에 따르면 여행객들은 트립젠을 통해 여행지를 선택하고 해당 여행지까지 가는 교통편 등 경로, 여행 비용 등을 물을 수 있다. 또 해당 여행지가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실제로 여행지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질의할 수 있다.

만약 여행객이 여수에 가고 싶다면 "여수에서 3박 4일 동안 지내면서 뭘 할 수 있어?" "서울에서 여수까지 어떻게 갈 수 있고 비용은 얼마가 들어?"라고 묻는 식이다. 그러면 트립젠이 다양한 정보를 모아 이용자에게 답변한다.

흥미로운 점은 트립젠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그렇지 않은 고객(트립닷컴에서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 비해 충성도가 높다는 점이다. 이용자의 구매 전환률은 그렇지 않은 고객에 비해 2배 정도를 기록했다. 재방문률은 30~40%에 이른다.

한국관광공사 인공지능(AI) 워킹그룹이 AI를 활용해 만든 영상 중 한 장면.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홍종민 트립닷컴 한국지사장은 "전세계 관광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더욱 빠르고 강력해질 것이며 한국 관광산업의 디지털 전환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해외 여행객들에게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며 언어의 장벽과 디지털 활용 능력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자 정보 제공을 넘어 대화형으로 여행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라비니아 익스피디아 글로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총괄에 의해 익스피디아그룹 AI 활용 사례도 발표됐다. 익스피디아그룹은 AI를 기반으로 가짜리뷰를 걸러내며 가상 상담원을 활용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또 챗GPT 플러그인을 기반으로 챗GPT를 통한 여행예약을 진행한다. 이용자가 "호텔 비행기를 예약해줘"라고 챗GPT에게 문의하면 챗GPT가 익스피디아를 통해 예약해주는 방식이다.

라비니아 익스피디아 총괄은 "AI를 기반으로 여행의 복잡성을 감소시키며 여행자와 신뢰를 구축하고 여행자가 기대하는 여행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전세계 누구나 어디로든 쉬운 여행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AI, SNS와 결합한다면 = 이날 오픈세미나에서는 지방자치단체나 여행사들이 챗GPT 등 AI를 활용하는 방안들이 논의됐다. 그 중 하나로 인근 관광지들을 연결해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야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논의됐다.

챗GPT는 다양한 장소들을 연결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줄 수 있다. 챗GPT가 생성한 이야기들을 참고해 지역의 여러 관광지들을 연결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관광상품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와 SNS가 결합될 경우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AI가 각종 개인별 SNS와 결합한다면 개인이 SNS에 올리는 사진 태그 등을 AI가 인식해 각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답변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는 "AI가 장소에 대한 의미를 생성하면 이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 "AI가 추천한 여행지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SNS에 소감을 올리면 그것은 AI의 정보 제공에 대한 반응이 될 수 있으며 개인들의 SNS를 학습한 AI는 보다 최적화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통해 여행에서 각 개인들의 취향에 맞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관광은 보다 예측 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그려서 애니메이션 완성 = 홍보 영상이 필요한 관광기업들이 AI를 통해 적은 예산과 인력, 시간을 들이면서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색다른 영상을 만들어내는 방안도 공유됐다. 관광공사 'AI 워킹그룹'의 막내 정호섭 주임이 'AI 활용 한국관광 홍보 바이럴 영상 제작 스토리'를 발표한 것. 관광공사 AI 워킹그룹은 AI를 활용한 관광 분야 혁신을 위해 활동하는 팀이다.

정 주임은 "거대기업들은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출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AI를 활용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관광기업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 자리에서 짧은 시간에 적은 예산을 가지고 색다른 영상을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선, AI 워킹그룹은 '해리포터 바이 발렌시아가'(Harry Potter by Balenciaga)라는 영상을 참고해 그와 같은 형태의 홍보영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1000만회가 넘으며 MZ 세대를 중심으로 알려진 영상이다. 해리포터의 주요 인물들이 1990년대 발렌시아가 스타일로 영상에 등장해 흥미를 이끌어낸다.

이에 착안해 AI 워킹그룹은 AI를 활용해 관광공사 직원들이 한국의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국관광을 홍보하는 영상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들이 영상 제작에 사용한 AI는 챗GPT 미드저니(Midjourney) 일레븐랩스(ElevenLabs) 디아이디(D-ID) 등 4가지다. 각 AI들은 구독료가 무료거나 1~2만원대로 저렴하다.

AI 워킹그룹은 가장 먼저 챗GPT에 "해리포터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을 소개해줘"라고 말해 답변을 받았다. 그리고 "20년 경력의 발렌시아가 디자이너가 돼 각 인물들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해줘"라고 질의한 다음 "해리포터는 오버 사이즈 트렌치코트를 입는다"는 등 각 인물들에게 걸맞는 스타일링 문구를 얻었다. 다음으로 텍스트를 기반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AI인 미드저니에 문구들을 입력해 이미지를 얻었다. 해리포터 같은 유명인의 경우 바로 이미지를 그려주며 그렇지 않은 경우 참고할 사진을 보내주면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영상 속 목소리다. 일레븐랩스는 특정 목소리를 학습해서 음성 파일로 만들어주는 AI다. 해리포터 같은 유명한 목소리의 경우 개인 인터뷰를 30초 정도 추출해 입력해주면 된다. 일반인의 경우 직접 목소리를 녹음해 활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디아이디를 활용해 만들어진 이미지와 음성 파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한편의 영상이 완성된다.

◆AI 활용, 해당 분야 전문성 필수 = 개인과 기업이 챗GPT를 활용하는 데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AI 답변의 부정확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이광용 네이버 AI랩 정책전략 이사는 "AI가 새로운 내용에 대한 학습이 부족하고 '고종이 아이패드를 잃어버린 적이 있어?'라는 질문에도 긴 답변을 내놓을 만큼 부정확한 답변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AI의 답변에 대한 내용 확인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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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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