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질환 예방법

2040년 국내 암사망자 17만7천명 추정

2023-06-20 11:02:58 게재

노인인구 증가로 20년 만에 2배 증가 … 흡연·음주·비만 관리하면 암발병 줄일 수 있어

국민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암질환. 그동안 정기검진 증가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5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노인인구의 증가로 암환자 발생수도 늘고 있다. 적절한 암관리는 개인이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 그리고 사회적 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노화와 더불어 발생하는 다른 만성질환처럼 암질환도 많은 경우 지나친 흡연 음주 탄음식 먹기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발병 요인이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민주치의제도가 없는 탓에 식생활 등 건강관리는 전적으로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
의료기술이 발달해 암질환자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암종에 따라 생존율이 매우 낮은 것도 있으며 진단 확진 후에 신체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고립 등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에게도 정서적 고통을 안겨준다.
예방이 최고이니 최대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19일 국립암센터 주최로 암예방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서 제시된 암예방 정보 등을 공유한다.


"암입니다"라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게 되면 일상을 마비시킬 공포감을 얻게 된다. 국내에서 국민사망 원인 중 1위를 암질환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3년 사망원인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후 암은 지속적으로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연간 암 사망자수도 계속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의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83세(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가능성은 37.9%로 높다. 남자(80세)는 5명 가운데 2명 수준인 39.9%, 여자(87세)는 3명 가운데 1명 수준인 35.8%로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9년 이후 암발생률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적절한 생활관리를 통해 1/3은 예방가능하다. 1/3은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로 완치(5년 이상 생존)가 가능하며 나머지 1/3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예전과 달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장은 19일 "WHO는 암의 30∼50%는 예방이 가능하다고 보고한 바 있을 정도로 암예방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서 국립암센터장은 "암의 원인은 흡연이 30%, 음식이 30%, 감염 20%이고 알코올이 5%로 추정된다. 이런 주요 원인들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담배세 등 금연정책 강화해야" = 19일 엘리자벳 바이더패스(Elisabete Weiderpass)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 소장은 '암 예방, 새로운 도전과 전략' 주제 발표에서 "국가마다 암 발생과 사망률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효과적인 백신, 담배 통제, 비만, 부적절한 생활습관 등 위험 요소를 차단하는 예방적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더패스 소장에 따르면 2020년 세계적으로 1930만건의 새로운 암환자가 발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40년에는 3020만건이 새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2020년 암관련 사망자가 1000만건이 발생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2040년 163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우 2020년 23만0317명의 신규 암환자가 발생했으며 8만8597명이 사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2040년 35만1000명의 신규 암환자 발생과 17만7000명의 관련 사망자 발생이 추정된다.

바이더패스 소장은 국제암연구소가 분류한 발암1군(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충분한 증거가 있는) 요인인 △흡연 △알코올 △식습관 △비만 과체중 △감염 등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소개했다.

전세계적으로 담배 관련된 암으로 연간 240만명이 사망한다. 2018년 감염으로 220만건, 2020년 음주로 74만건 이상, 2012년 기준 비만으로 47만900건 암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400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암으로 사망했다. 이로 인해 10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모계고아가 됐다. 암으로 인한 전세계의 비용은 1조2000억달러, 2020년부터 2050년까지 25조2000억달러로 추정된다.

바이더패스 소장은 "한국 정부는 담배세를 올리는 등 보다 적극적인 금연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위-자궁경부암 예방접종·치료 중요 = 감염으로 발생하는 암종에는 간암이 대표적이다.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로 생긴다. B형은 예방접종으로 막을 수 있다. C형은 아직 백신이 없지만 치료제가 있으니 적절히 치료하면 된다.

자궁경부암도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대부분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외 경추 외음부 항문 등에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신화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교수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전세계적으로 여성에게 4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2020년 신규 60만4000건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18∼79세 여성 6만명을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은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18∼29세에서 2명 중 1명(49.9%)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으로 예방가능하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접종 후 10년까지 면역력이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여성들은 30세 이후에도 예방접종과 검진할 필요가 있다.

위암 원인에 헬리코박터(위 나선균)가 있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헬리코박터를 발견하면 항생제를 1∼2주 복용으로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

최혜주 국립암센터 교수에 따르면 동아시아에서 위암 발생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

위암 고위험군에서 헬리코박터 치료제를 복용하면 위암 위험을 약 50% 감소시킬 수 있고 제균이 확인되면 위암 위험이 70%까지 감소한다. 특히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헬리코박터 제균 요법이 필요하다.

◆채소 과일 많이 먹으면 암 예방 도움 = 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음식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태운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성미경 숙명여자대 교수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는 식이섬유, 항산화 비타민, 셀레늄, 글루코시놀레이트, 인돌, 이소티오시아네이트, 플라보노이드를 포함한 항암물질을 제공한다. 유제품은 락토페린, 비타민D, 지방산을 포함한 젖산 생성 박테리아와 기타 항암물질이 풍부하다.

붉은 고기를 태우면 벤조피렌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이 생긴다. 위암이 생길 수 있다. 가공육인 햄이나 소시지 같은 경우 발암성 화합물을 생기게 한다.

암 치료 중에는 체중과 체내 영영소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고칼로리와 고단백 건강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중증 영양실조 환자는 영양 보충제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관대한 음주문화 암 발생 높여 = 음주로 인한 알코올 섭취는 암 발병의 주요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는 술에 대한 관대한 문화로 인해 절주 활동이 성과를 잘 내지 못하고 있다.

알코올은 1군 발암물질로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위암 등 다양한 암질환을 일으킨다. 술에 든 에탄올은 유전적으로 변이를 촉진한다. DNA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일으킨다. 암 예방을 위해 음주는 피하는 게 좋다.

국립암센터가 조사한 '대국민 음주 및 흡연 관련 인식도'에서 술이 1군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가 33.6%에 불과했다. 담배가 1군 발암물질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 88.5%와 대조를 이룬다. 관대한 음주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술은 한두잔 마시면 건강에도 좋다는 말들이 있으나 암전문가들은 부정한다.

서홍관 국립암센터장에 따르면 WHO는 가장 건강한 음주슴관은 한잔도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음주량에 따른 사람 원인을 보면 술을 한잔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술을 소량 마시는 사람이 다른 질병과 사망률이 높았다. 술을 더 많이 마실수록 사망률은 더 높아졌다

◆지역별 암 발생·사망률 격차 해소 노력 해야 = 보건복지부 국립암센터는 암은 개인의 건강생활 실천과 국가의 지원에 통해 예방이 가능한 질병으로 본다. 국립암센터는 암을 예방하기 위한 10가지 생활수칙을 제시했다.

△담배를 피우지 말고 담배 연기도 피하기 △건강 체중 유지하기 △채소와 과일을충분하게 먹고 균형잡힌 식사하기 △B형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기 △탄음식 안먹기 △안전한 성생활하기 △소량의 음주도 피하기 △작업장 발암성 물질 노출 피하기 △주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 날 정도 걷기나 운동하기 △암검진 빠짐없이 받기 등이다.

지역간 암 발생과 사망률이 격차가 있는 것은 국가적 해결과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수도권 지역 대비 비수도권 지역의 사망률이 높았다.

암 불평등은 발병 위험, 치료받을 가능성, 완화의료 접근 등 사회집단 간의 차이를 반영한다.

2021년 시도별 연령표준화 암사망률 현황을 보면 인구 10만명당 부산 92.3명, 강원 91.8명, 경남 91.0명 충북 88.7명, 경북 86.7명, 제주 86.4% 충남 85.2명으로 높았다. 인천 84.5명, 광주 84.4명, 경기 81.9명, 전남 81.6명, 전북 80.명, 서울78.0명, 대전 77.1명, 세종 69.8명 순으로 낮았다.

시군구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보건의료 자원을 통해 주민의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접종, 그리고 만성질환 관리를 활성화하는 '지역보건의료사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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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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