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 민원도 베테랑 공무원이 원스톱처리

2023-06-28 10:59:42 게재

수원시 소통혁신 '새빛민원실' 가보니

건축 행정 등 분야별 베테랑 공무원이

모호한 업무 경계 조정 컨설턴트 역할

27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청 본관 1층 '새빛민원실'. 여느 관공서의 민원실과 달리 카페 같은 느낌의 곡선형 화단 사이에 놓인 테이블엔 민원인과 공무원들이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1대 1로 마주앉아 사업추진에 필요한 서류를 내놓고 상담하는 민원인부터 3~4명이 함께 공동주택 운영에 관해 상담하는 집단 민원인들로 테이블이 거의 만석이다.
수원시 새빛민원실 전경. 곽태영 기자


이곳에서 만난 박완재 혁신민원과 팀장의 오른쪽 가슴엔 '베테랑 박완재'란 이름표가 붙어 있다. 이곳에선 박 팀장을 비롯해 행정 토목 등 분야별로 30년 가까운 경력의 베테랑 공무원 5명이 민원컨설턴트 역할을 하고 있다. 박완재 팀장은 "행정을 모르는 민원인 입장에서 '내 일'이란 생각으로 상담은 물론 직접 현장에 가보고 관련부서를 찾아다니며 해결방안을 찾고 사후 만족도까지 챙기는 민원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민원인 대신 현장방문·부서협의 = 새빛민원실의 핵심 역할은 부서간 명확하지 않은 복잡한 업무를 해결하는 것이다.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도시정비·개발 분야의 경우 다양한 법과 제도로 얽혀 있고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그러다보니 민원인은 담당부서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기 일쑤였다. 새빛민원실에선 민원인 대신 '베테랑 공무원'이 그 일을 원스톱으로 처리해준다. 민원인은 상담 후 휴식을 취하거나 집으로 돌아가 기다리면 업무처리 결과를 안내받을 수 있다.

경계가 모호한 업무는 수원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5월 초 화성지역 농업인이 제기한 민원이 대표적이다. 이 농업인은 모내기 철 가뭄으로 물이 부족하니 수원시의 저수지 물을 방류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베테랑 공무원들은 화성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실무협의반을 운영하며 적극 협의에 나섰다. 실무협의를 통해 농민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니 농번기임을 감안해 일정기간 수문을 더 개방하기로 결정, 사안을 해결했다. 덕분에 적절한 시기에 모내기를 한 민원인은 수원시와 베테랑 공무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최근엔 소방, 한국전력 등 유관기관의 복합 민원을 프로젝트로 만들어 해결해가고 있다. 학교 주변 인도의 환경개선을 요구한 민원으로 시작된 일이다. 가로수, 소화전, 전봇대 등 각종 시설물 때문에 통학로가 좁아 불편을 겪은 지 오래됐지만 구청 등 관련기관 어느 곳에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베테랑 공무원들은 현장을 수차례 방문했고 구청과 소방, 한전 등 관련기관과 여러차례 협의한 끝에 해결방안을 마련,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베테랑 공무원인 이명구 팀장은 "복잡한 사안일수록 행정기관도 나서기를 꺼릴 수밖에 없다"며 "경험이 많은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민원인 입장에서 해결방안을 찾다보면 서로 배우는 것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경애 시민청 팀장은 "민원인의 얘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반 이상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부서에서도 복잡한 업무를 처리할 때 새빛민원실을 찾아 도움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혁신적인 민원서비스 제공 = 새빛민원실은 이재준 수원시장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이 시장은 지난해 7월 민선 8기 취임 이후 '혁신민원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조직과 기능을 다듬어 새빛민원실이 4월 10일 출범했다. 기존 통합민원실은 각종 증명서 발급, 지원신청, 민원서류 접수 및 분류 등의 역할을 맡아 투트랙으로 운영된다. 시는 새빛민원실을 더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외부에 유리정원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새빛민원실은 시민들에게 혁신적인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며 실무부서간 연계와 화합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시민이 공감하고 감동하는 소통을 기반으로 더 나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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