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일신방직부지 공공기여 '돈의 전쟁'

2023-08-09 11:08:03 게재

기여 규모 3천억 예상

사업자, 최소비율 제시

광주시와 옛 전남일신방직부지 개발사업자(휴먼스홀딩스)가 3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공공기여 규모를 놓고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휴먼스홀딩스는 당초 제시했던 공공기여 규모를 대폭 줄여 최소 비율을 제시했다. 반면 인허가권자인 광주시는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지침에 따라 최대 비율을 받아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땅은 아파트 4236세대 복합쇼핑몰(더현대) 호텔 등이 들어서는 것을 전제로 도시계획변경 절차가 진행 중이다.

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휴먼스홀딩스는 최근 옛 전남일신방직부지(북구 임동 29만6340㎡) 도시계획변경에 따른 공공기여로 최소 비율인 40%를 수정 제시했다. 운영지침은 공장용지가 상업시설용지로 바뀔 경우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기 때문에 감정평가를 통해 땅값 상승분 40~60%를 공공기여 하도록 정하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월 땅값이 매입가(6850억원)보다 5222억원 상승한 것으로 보고 48.3%에 해당하는 2521억원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실시된 감정평가에서 땅값이 예상보다 훨씬 상승한 것으로 나오자 당초 입장을 바꿔 최소 비율을 제시했다. 공공기여는 땅값 차액이 클수록 그만큼 늘어난다. 이 회사는 또 광주시에 감정평가 이의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감정평가는 지난달 광주시와 휴먼스홀딩스 추첨에 따라 2개 평가법인에서 진행했고, 평가금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광주시와 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이곳 땅값은 최근 실시된 광주신세계백화점 확장 이전부지 감정평가금액(3.3㎡당 3500만원)보다 낮게 나왔다.

소경용 휴먼스홀딩스 대표는 "최근 광주시에 공공기여 비율 40%를 제시했다"면서 "감정평가 이의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불만과 달리 광주시는 협상조정협의회를 통해 최대 비율을 받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조정협의회는 광주시와 휴먼스홀딩스 등 10명이 참여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휴먼스홀딩스에서 아직 공식 입장을 통보하지 않았다"면서 "협상조정협의회를 통해 공공기여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논란거리는 공공기여 종류다. 광주시는 협상조정협의회를 통해 도로와 공원, 공공청사부지로 한정했다. 이들 시설물 설치비용과 땅값은 휴먼스홀딩스가 내놓은 공공기여에 포함된다.

도로는 개발예정지를 관통하는 대로(35×680m)만 인정했다. 공원(3만5361㎡)은 개발사업자가 아파트 세대수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할 면적을 제외한 일부 면적과 설치비용만 포함했다. 또 공공청사부지는 1만4000㎡로 확정했다.

이에 반해 광주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은 대로 개설비용 일부와 공원 설치비용을 개발사업자가 부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광주시의회와 시민단체 주민 등은 오는 16일 정책토론회를 열어 광주시에 이 같은 주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책토론회를 준비 중인 안평환 광주시의원은 "주민과 전문가 등이 16일 토론회에 참여해 공공기여 방안을 논의한다"면서 "이날 제시된 의견을 협상조정협의회에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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