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사고당협 36곳 중 10여곳만 인선

2023-08-25 11:06:12 게재

나머지 총선 임박해 뽑을듯

인물난? 용산 배려? 의구심

국민의힘이 사고 당원협의회 36곳에 대한 공모를 한 결과, 10여곳만 새 조직위원장을 내정했다. 나머지 당협은 내년 4월 총선이 임박해서야 조직위원장을 인선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이길 만한 경쟁력 있는 인물이 부족했거나 용산 대통령실을 배려하느라 당협을 많이 비워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조강특위는 24일 서울 광진을(오신환 전 의원)과 중랑을(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 경기 용인병(고석 변호사) 등 10여곳의 조직위원장을 내정했다. 이번 결정은 28일 최고위원회에서 인준을 받아 확정된다.

조직위원장에 내정된 오 전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 측근으로 꼽힌다. 이 전 행정관은 국회 보좌진을 거쳐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다. 고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이자 연수원 동기다. 고 변호사는 현역인 서정숙 의원을 꺾고 발탁됐다.

서울 마포갑은 지난해말 공모에 이어 이번에도 조직위원장 인선이 불발됐다. 최승재 의원은 두 번 모두 도전했지만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번 공모에는 이용호 의원도 신청했지만 역시 불발됐다. 마포갑은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곳이다. 강 수석의 재도전 가능성이 주목된다.

경기 의정부갑은 최영희 의원과 정광재 전 MBN 앵커가 도전했지만 낙점을 받지 못했다. 의정부 연고를 가진 대통령실 전희경 정무1비서관의 출마설이 나온다.

경기 분당을은 김민수 당 대변인이 두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역시 불발됐다. 분당을에는 윤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박민식 보훈부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강특위가 30곳 가까이 조직위원장 인선을 미룬 건 일단 경쟁력 있는 인물이 부족했기 때문이란 관측이다.

박진호 조강특위 대변인은 인선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당선 가능성'이었다고 밝혔다. 인선을 미룬 곳이 많다는 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응모자'가 부족했다는 얘기가 된다.

조강특위의 이날 결정은 용산 대통령실을 배려한 대목이 많이 눈에 띈다는 해석이다. 용인병은 윤 대통령 연수원 동기가 현역의원을 꺾고 조직위원장을 꿰찼다. 마포갑과 의정부갑, 분당을 등은 대통령실이나 내각 인사들의 도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비워두기로 읽힌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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