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예방·불안감↓' 온동네가 나섰다

2023-09-06 10:40:41 게재

관악구 도심·숲길 촘촘한 합동순찰

365생활안전팀 신설·일상회복 주력

"관제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구청장입니다.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 중입니다. 제가 보이나요?" "카메라가 회전 중이라 다른 방향을 비추고 있습니다. 목소리는 잘 들립니다."
박준희 구청장이 신림동주민센터 인근 여성안심귀갓길 합동순찰을 하는 도중 비상벨 작동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관악구 제공


서울 관악구 신림동주민센터에서 별빛내린천(도림천 관악구간)으로 이어지는 골목길. 박준희 구청장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과 연동된 비상벨을 누르자 통합관제센터 근무자가 바로 응답한다. 걸음을 옮겨 또다른 비상벨 앞에서 다시 통합관제센터를 호출한다. 작동 상태를 확인한 박 구청장은 "오작동이 없도록 꼼꼼히 살피고 긴급상황에는 즉시 경찰이 출동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고 자리를 뜬다.

6일 관악구에 따르면 무차별 범죄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이 증폭된 가운데 구와 경찰 주민까지 온 동네가 함께 나섰다. 도심과 숲길 등 민·관·경 합동순찰을 강화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주민 일상회복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박준희 구청장은 "잇단 강력 사건 이후 주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며 "지역을 총괄하는 구청장으로서 마음이 아프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주민들 불안감 해소를 위한 첫번째 방안은 보다 촘촘한 방범순찰이다. 자율방범대와 구 공무원, 지구대·파출소 경찰 120명으로 꾸린 순찰반이 한 축이다. 21개 동별로 활동하면서 다중이 몰리는 지역과 우범지역, CCTV 사각지대 등을 매주 두차례 이상 점검한다. 야간 자율방범대 순찰도 월 12회에서 16회로 확대한다.

주요 공원과 숲길에는 '안전지킴이'를 배치했다. 퇴직 경찰 50명이 주·야간 2인 1조로 활동을 한다. 이들은 지난 4일부터 거점공원 8곳과 관악산 국사봉 장군봉 7개 노선 18.6㎞를 하루 세차례 이상 순찰 중이다. 다음달부터는 동주민센터에 '안전보안관'을 배치해 방문한 주민과 직원들 안전을 챙긴다. 필요한 경우 복지서비스 대상 가구 방문에도 동행한다. 1인가구와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동을 시작으로 향후 효과를 분석,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4일 오후에는 박준희 구청장이 관악경찰서장 등 경찰 관계자, 신림동 자율방범대원들과 함께 신림역 일대를 찾았다. 하루 유동인구가 19만명이 넘는 교통 요충지이자 최근 범죄가 발생해 주민들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큰 곳이다. 순찰단은 여성안심귀갓길부터 도림천 관악구간인 별빛내린천 산책로, 상업지구와 신림역 인근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며 범죄 취약요소를 점검했다.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면서도 "안심하고 생활하도록 지키겠다"는 약속에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아직도 신림역쪽에는 못간다"며 "아이들 등·하굣길도 어른들이 동행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순찰 도는 걸 보니 눈물이 난다"며 "자주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민은 "상업지역보다 천변 도로가 위험하니 그쪽 순찰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관악구는 순찰 강화와 함께 지능형 CCTV와 비상벨 등 범죄예방 시설을 지속 확충할 계획이다. 범죄예방 디자인 확대, 이면도로·사각지대 보안등·조명시설 개선과 함께 이달 중 범죄전문가 등이 포함된 합동 진단(티에프)팀을 꾸려 시설 관련 안전 종합진단을 실시한다. 조직 내에는 '365생활안전팀'을 신설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현장 순찰을 대폭 강화하고 안전시설을 확대하는 등 범죄 예방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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