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노린 사기 범죄 잇따라

2023-09-18 11:05:35 게재

'5천억 피해' 아도페이, 수당선점등 현혹

법적 대응 어려움 노려, 계모임 파고들어

은퇴자나 고령 여성 등 노인층을 노린 사기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수사당국이 쇼핑몰에 반품된 물건을 되팔아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수천억원을 모은 뒤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아도인터내셔널(아도페이) 사기'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아도페이 이 모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은 올해 2월부터 전국을 돌며 인터넷 쇼핑몰에 반품된 물건을 되팔아 하루 2.5% 고수익을 낸다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원금 보장은 물론 "500만원을 넣으면 하루 12만5000원씩 받을 수 있다"며 "재투자 시 이자는 200%까지 늘어난다"고 추가 투자도 유도했다.

하지만 초기 투자자에게 한 차례만 배당이 이뤄졌고 5월부터는 전산 해킹을 이유로 배당금 지금이 중단됐다. 투자자들은 이씨 일당이 모든 자금이 5000억원대에 이르고 피해자는 3만명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후 잠적했던 이씨는 경찰에 체포됐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7일 이씨와 전산담당자 이 모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이씨 일당이 주로 노년층과 장년 주부층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을 보고 있다.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서울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15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사안이 복잡하고 규모가 커 사건으로 계속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관계자는 "주부 계모임을 통해 투자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초반에 수익을 보는 구조인데 배당금이 입금된 계좌를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앞뒤 안 가리고 투자한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지난 6월 은퇴계층을 노린 불법 다단계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경찰단에 따르면 1960년대생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 은퇴하면서 이들의 노후 자금을 노린 불법 다단계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22년의 사기범죄 피해자 연령대를 보면 총 발생 건수 32만5848건 중에서 20대가 6만6879건(22.5%)로 가장 많았고 50대 6만1028건(18.7%), 40대 5만6812건(17.4%), 60대 이상은 4만6047건(14.1%)을 보였다.

경찰은 "(불법사업자들이) 사업 극초기이니 빨리 가입할수록 조직도상 윗자리를 선점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하고 있다"면서 "특히 연고제에 의한 회원 가입과 사업 확대로 적발이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단은 올해 6월까지 관련 사건 7건을 입건해 수사 중이고 업체 36개소에 대해서는 지도점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불법행위 목격 시 적극 제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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