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행안위 국감 쟁점 되나

2023-09-21 10:39:28 게재

시행 1년도 안돼 법률개정안 18개 발의

민간플랫폼 허용·홍보규제 완화 관건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부터 제도 개선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국회에 제출된 고향사랑기부제법 개정안이 18건이나 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향사랑기부제가 활성화되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제도 활성화 방안이 올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반대하고 있는 민간플랫폼 도입과 자유로운 홍보활동 등이 핵심 쟁점이다.

21일 국회와 행안부 등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금법은 시행 1년도 되기 전에 개정안이 18건이나 발의돼 있다. 김교흥 의원은 지난달 향우회 동창회 등 개인모임을 이용한 기부독려 허용, 농·수·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접수창구 다변화 등을 담은 개정안을, 김승남 의원은 기부자가 특정 사업·목적을 지정해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지정기부제 운영을 담은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 했다. 현재는 금지하고 있는 주소지 기부나 법인 기부를 허용하는 내용과 제한된 홍보방식을 다양하게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제도 시행 초기 문제가 제기됐던 대부분 사안이 개정안으로 제출돼 있는 셈이다.

실제 제도 도입 초기 유명 연예인, 스포츠스타, 기관·단체장, 정치인 등을 앞세워 제도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열기가 사그라지고 있다.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민간기부 규모는 2021년 기준 15조2000억원이다. 이 중 개인 기부금이 10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이미 기부문화가 활성화돼 있다는 것을 말한다. 반면 고향사랑기부금은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과 세액공제 혜택까지 주지만 여전히 국민들이 외면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도입의 정책목표는 지역균형발전 달성이다. 지자체가 모금한 돈으로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라는 얘기다. 그런데 지자체들이 모금한 비용은 평균 1억원 안팎이다. 9개월 가까이 모금하고도 1억원을 모으지 못한 지자체들도 적지 않다. 행안부 추정 6월말 기준 평균 모금액은 6815만원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기부 목적이 불명확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염명배 충남대 명예교수는 "기부자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고를 수 있도록 선택지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 교수는 홍보방식의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홍보방식을 규제 중심으로 제한할 게 아니라 개별 전화나 서신, SNS, 향우회·동창회 같은 사적모임을 통한 기부권유 등으로 확대해 지자체로 하여금 자유롭게 기부금 유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고 밝혔다.

플랫폼 문제는 지자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불편한 기부절차와 지나친 구축·운영 비용 등이 불만이다. 기존 플랫폼으로는 기부금 사용처나 지역이 처한 어려움을 알릴 방법도 없다.

지자체들은 접수창구를 다양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광주 동구가 '광주극장 지키기' 같은 특정 목적을 내세워 이른바 지정기부를 추진하면서 민간플랫폼을 도입한 것도 기존 고향사랑e음으로는 지정기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민간플랫폼을 통한 모금이 불법이라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유는 민간플랫폼은 기부자의 주소지와 모금한도액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들어간 비용 70억원은 243개 지자체가 2890만원씩 나눠 냈다. 첫해 운영비도 지자체가 834만원씩 분담했다. 지자체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지보수비와 운영비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플랫폼 구축과 운영을 지역정보개발원에 위탁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지자체는 고향사랑기부제에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하기 어렵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저비용 고효율 방안을 찾아야 하고, 국회도 이를 가능하게 하는 법률 개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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