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달 부동산 판매, 증가세(전월 대비)로 전환

2023-10-06 10:46:33 게재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증가율 높아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마이너스'

중국의 9월 부동산 판매가 일부 대도시의 주택 구입 촉진 노력에 힘입어 전월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3일 컨설팅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가 최근 낸 데이터를 인용해 9월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신규 부동산 판매액은 전월 대비 17.9% 증가한 4043억위안(약 74조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7~8월 두달 연속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다가 9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 8월 중국 톈진의 건물들. 로이터=연합뉴스


데이터에 따르면 부동산개발업체 60% 이상이 9월에 전월 대비 매출이 증가했으며, 29개사는 매출이 전월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RIC가 데이터를 취합하는 30개 주요 도시에서 9월 건평당 판매량은 전월 대비 3% 증가했으며, 부동산 공급량은 전월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선 도시의 건평당 판매량은 전월 대비 16% 증가한 212만㎡를 기록하며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1선 도시의 빠른 판매 회복에 대해 CRIC는 대부분 정책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7월 24일 중국 정치국은 회의록을 통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역 부동산 정책의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부응해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 4곳은 더 많은 주택 구매자가 계약금 요건을 충족하고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변경된 정책을 발표했다.

주택을 구매한 적이 있는 사람의 경우 주택 구매 계약금 비율이 70%가 넘는데 이 도시들은 계약금 비율을 35%까지 낮추면서 주택 구매 초기비용 부담을 떨어뜨렸다. 또 베이징과 상하이는 현재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으면 이전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적이 있더라도 첫 주택 구매자 자격을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 방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기존 5%에서 4.5%로 인하됐으며, 기존 주택을 팔고 1년 안에 다시 집을 살 경우 이미 낸 개인소득세를 환급해주는 조치를 원래 시한인 올해 말에서 2025년 말까지 연장하는 조치도 취해졌다.

이러한 부양책을 바탕으로 부동산 판매가 전월보다는 늘어났지만 여전히 전년보다는 부진한 상황이다. CRIC 데이터에 따르면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9월 신규 부동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33.9%보다는 감소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RIC는 보고서에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가파르며, 부동산 부문에 대한 신뢰가 낮게 유지되고 있어 구매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4분기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재고 감축의 어려움과 현금흐름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물량을 늘리고 마케팅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일주일간의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제공되는 할인 혜택이 주택 판매 회복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국경절 연휴는 통상적으로 업계의 9~10월 성수기다.

중국인덱스아카데미의 연구책임자인 리우수이는 "1, 2선 도시의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건평당 주택 판매의 전년 대비 감소세는 4분기에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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