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 동네 편의점·카페에서 직업훈련
중랑구 복지관-지역사회 협업 효과
'이음가게' 8곳서 매년 10명씩 실습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카페. 인근 아파트단지에 사는 이진주(48)씨가 무심한 듯 주방쪽으로 눈길을 돌리며 웃는다.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한 아들 영빈(22)씨가 매주 수요일 오후 근무하는 곳인데 처음 방문했다. 이씨는 "카페에서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손님 응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재미있어 하고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면서 기운을 얻어 온다"고 말했다.
19일 중랑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청년들이 복지관을 벗어나 동네에서 일에 대한 경험을 키우고 있다. 면목종합사회복지관과 면목·상봉동 '이음가게'가 손잡고 진행하는 직업역량강화 프로그램 '비상'이다. 매년 10명 가량이 집 근처 가게로 출근하며 이웃사촌인 점주나 운영진에게 일하고 손님 맞는 법을 배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2022년 장애인 고용률은 36.4%에 불과하다. 전체 인구 대비 고용률이 63.0%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중랑구는 특히 1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의 86.7%에 달하고 제조업 비중이 20.6%로 높아 장애인 고용을 희망하는 민간업체가 많지 않다. 동주민센터 장애인복지관 직업재활시설 등 공공시설 외 장애인 일자리 연계가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공공일자리를 매년 20% 가량 확대, 올해 현재 230명을 채용했지만 전체 등록 장애인 2만여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사회 동참은 반갑기만 하다. 면목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이 마을로 빈번한 발걸음을 하면서 가능해졌다. 복지관과 마을, 이웃과 이웃을 잇는 '이음가게'들이 동네 청년들을 위한 실습터를 내주었다. 지역·주민 행사에 동참·기획하는 점포들인데 올해는 그 중 8곳이 협력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카페를 비롯해 도서관 편의점 떡집 꽃집 등이다.
출근 전 복지관에서 교육을 진행해 청년들이 현장에 보다 빠르게 적응하도록 돕는다. 가게에서 일할 때는 사회복지를 전공한 직무 지도 교사가 동행해 청년들을 지원한다. 문효성 사회복지사는 "취업을 앞둔 청년들이 복지관이 아닌 지역사회 내에서 역량을 키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가 나서준 덕분에 청년들은 직업을 향해 한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 영빈씨도 커피와 음료 만들기, 손님 응대, 청소 등을 하면서 카페에서 정식으로 근무하는 날을 꿈꾸고 있다. 그는 "훈련을 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일하는 게 뿌듯하다"며 "현재 민화를 그리고 있는데 카페에서도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점주들도 긍정적이다. 김지원 슬기로운카페 대표는 "3년간 6명이 훈련을 했는데 조금 느릴뿐 모두 성실하고 일을 잘한다"며 "다른 가게도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중랑구는 지역사회 움직임에 더해 민관산학 협력을 통한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장 맞춤형 직업교육을 통해 취업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여가·자조모임 활성화를 위한 전용 쉼터, 건강 증진을 위한 체육행사 지원, 전동보장구 보험가입 지원, 무료 셔틀버스 운영도 꾸준히 챙기고 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장애인 주민들 고용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일자리 발굴과 취업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