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사망 교사(호원초등학교 고 이영승 교사) 유족, 교장·교감 고소
2023-10-23 11:12:11 게재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경찰에 … 합의 종용 행정직 공무원도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교사 유족측은 직무 유기 등의 혐의로 이 교사가 근무하던 당시 교장과 교감 등 학교 관계자 4명과 교육행정직 공무원 1명에 대한 고소장을 지난 6일 의정부경찰서에 접수했다.
유족측은 이 교사가 악성민원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는데도 교장과 교감 등이 이런 사실을 교육지원청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또 이들과 함께 학부모 민원을 받고 이 교사에게 보상을 종용(강요·공갈)한 교육행정직 공무원 1명도 함께 고소했다.
경찰은 22일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고소인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경기도 교육청은 학교측이 소속 교사가 악성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사는 악성 민원을 겪다가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학교측이 사망 경위서에 '단순 추락사'로 경기도교육청에 보고해 추가 조사는 없었다. 서울 소재 관할 경찰 수사도 그대로 종결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도·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학교관리자, 기타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고 징계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측 고소로 이들은 자체 징계뿐 아니라 경찰 조사도 받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유족은 같은날 강요 등 혐의로 학부모 3명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기도교육청 감사결과에 따르면 고소된 학부모 중 1명은 2016년 자신의 아들이 수업시간에 커터칼로 페트병을 자르던 중 손을 다치자 이 교사에게 악성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다친 학생은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치료비를 지원받았지만, 해당 학부모는 이 교사가 군에 입대해 복무 중일 때나 복직 후에도 계속 만남을 요구했다.
이 교사는 괴롭힘에 못 이겨 사망 전까지 자신의 사비로 매월 50만원씩 8회에 걸쳐 모두 4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학부모에게 건넸다.
이 학부모 말고도 다른 두 명의 학부모로부터 각기 다른 이유로 악성 민원을 겪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한 학부모는 가정학습과 코로나19 증상에 따른 등교 중지, 질병 조퇴 등으로 인해 자녀가 장기 결석을 했음에도 그해 3월부터 12월까지 지속해서 출석 처리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가 이 교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는 394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학부모는 2021년 12월 자녀와 갈등 관계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공개 사과를 할 것을 이 교사에게 요구했다. 이 교사가 학생 인권 문제로 난색을 보이자 수차례에 걸쳐 전화하고 학교에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들 학부모 3명에 대해 지난달 22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이 교사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4개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증거 조사와 동시에 경찰은 고발인·진정인 신분으로 경기도교육청 관계자와 당시 호원초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이 교사에 대해 사망한지 2년 만에 순직 결정을 내렸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지난 18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어 이 교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논의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자신의 SNS에 "(이 교사의 사망을)학부모들의 지속적 민원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도 교육청은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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