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홍수예보 실효성 높이기 위해 자료 품질관리 중요"
국가물관리위원회 세미나
물리기반 모형과 상호보완
9일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후변화 상황에서의 국가 홍수관리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내년 3월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방지 대책법'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내년 5월 전까지 홍수특보지점을 현재 국가하천 중심의 75개에서 지류와 지천을 포함한 223개로 대폭 확대하고 AI를 활용한 홍수예보를 한다.
윤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측 결과에 대한 원인 파악이 가능한 물리 기반 모형과 달리 AI 모형은 예측된 결과에 대한 원인 파악이 어렵다"며 "AI 적용 결과에 대한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종전 물리 기반 모형과의 상호보완적 기능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모형과 물리 기반 모형이 상호보완 가능하도록 이른바 '하이브리드(Hybrid)' 모형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리 기반 모형은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태양기하학에 기반해 관측 지역에서 측정된 구름양 등을 포함한 일사량데이터와 기상 파라미터 사이의 적절한 경험적 상관 관계식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유철상 고려대학교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AI를 활용한 예보 방식은 하천 부분에 효과는 있지만 도시홍수는 상대적으로 시간 싸움 측면이 크다"며 "도시에서는 극한강수시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시간이 너무 짧은데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질을 어떻게 높일지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잘못하다간 AI 활용 예보가 제2의 슈퍼컴퓨터가 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미래는 기후변화 등으로 과거와는 굉장히 다른 상황이 벌어질 텐데 AI에만 지나치게 의존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AI 홍수예보 플랫폼 구축을 위해 시계열 예측에 주로 쓰이는 'LSTM(Long Short Term Memory Network)' 기법을 활용했다"며 "AI 모형의 정확도는 학습 자료의 품질에 크게 좌우된다"고 말했다. 이어 "체계화된 자료 품질 관리 기법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STM은 RNN 모형의 장기의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기법이다. 장기의존성이란 제공된 자료와 학습해야 할 정보의 입력 위치 차이가 커지면서 정보 간 연결성이 떨어져 과거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려운 문제를 말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부처 간의 장벽을 뛰어넘는 물 관리 정책의 중요성도 지적됐다. 배덕효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홍수 는 하나의 정부 부처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행정안전부 등 부처와 부처를 넘어서는 치수 대책이 수립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물관리 시작 된 지 5년"이라며 "5년 전 치수 대책과 그 이후의 대책들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통합물관리 관점에서 치수 대책을 어떻게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18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나누어서 하던 △수량 △수질 △재해 관리 등 물 관련 업무를 환경부에서 일괄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정부는 통합물관리 혹은 물 관리 일원화로 물 관리 정책의 진일보를 이뤘다는 평가를 내놨지만 '물리적 통합'을 넘어선 '화학적 통합'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