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브랜드 '기고'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뛰고'

2023-11-23 11:38:39 게재

LG생건·아모레, 더딘 실적회복

콜마·코스맥스, 안팎서 수요↑

화장품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름 있는 브랜드 업체들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중견 ODM(제조업자 개발생산)업체들은 나라 안팎에서 선전하며 성장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몸이 무거운 대형 K뷰티는 기어가고 있지만 날렵한 중견 K뷰티는 뛰어가는 형국이다.

23일 화장품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분기 LG생활건강 연결기준 매출은 1조74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2분기(-3.3%)에 이어 또다시 뒷걸음질 친 모습이다. 영업이익은 1285억원으로 32.4%나 급감했다.

또 다른 대형 브랜드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이 기간 매출 8888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줄었다. 영업이익도 8% 감소한 173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익 부문에서 흑자전환한 2분기보다 더 부진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주력 수출국인 중국경기 침체가 지속하고 있는데다 소비심리마저 위축하면서 면세점 등 대부분 유통창구에서 두 회사 화장품이 잘 팔리지 않은 결과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실적회복세가 더디다는 얘기다.

반면 화장품 개발·생산 전문 OEM(주문자 상표 부착 개발생산), ODM 회사들은 이 기간 증권사들 예상치마저 뛰어 넘을 정도로 선전했다.

한국콜마는 이 기간 매출 51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다.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71.5% 늘었다.

코스맥스 역시 매출 4583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으로 각각 15.5% 68.7%씩 증가했다.

특히 클리오의 경우 매출은 24.8% 늘어 848억원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128.8% 급증한 105억원을 기록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ODM업체의 경우 내국인은 물론 외래 관광객 수요가 더해지면서 CJ올리브영 같은 국내 헬스앤뷰티(H&B) 판매채널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가성비 좋은 화장품과 그런 화장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불황에도 버티고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ODM OEM업체로부터 화장품을 전수받아 판매하는 중저가 브랜드 화장품업체들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앤씨는 이 기간 매출 653억원(전년동기 대비 11.4% 증가) 영업이익 13억원(126.4%)을 각각 올렸다.

코스메카코리아도 매출 1164억원(12.4%) 영업이익 137억원(336.7%)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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