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북항재개발 '가속페달' 사라졌다
2023-11-30 10:50:33 게재
엑스포 불발로 감속 불가피
자성대부두 폐장은 그대로
29일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북항재개발사업은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차질없이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엑스포를 지원하기 위해 앞당겼던 사업시기나 추가했던 사업들은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역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부산 북항은 개항 이후 국내 최대 무역항 기능을 담당하다 부산신항 개장 이후 기능을 신항으로 넘겨줬다. 북항이 있던 공간은 친수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목표 아래 재개발사업이 한창이다. 부산역에서 자동차의 방해를 받지 않고 걸어서 바다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고가도로가 연결됐고, 북항 1단계 개발로 완성한 친수공원(14만 9000㎡) 관리권도 지난 27일 부산항만공사에서 부산시로 넘겨 개방했다.
해수부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에 따르면 북항재개발사업은 1, 2단계로 진행 중이다. 1단계 구역은 크루즈 마리나 랜드마크 등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해양관광거점으로 개발 중이다. 155만㎡에 2조8970억원을 투입한다.
부산항만공사에서 2008년 착공, 202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기반시설은 99% 이상 마무리됐고, 오페라하우스 트램 랜드마크 등 상부시설들이 남았다. 오페라하우스는 부산시가 시행자지만 트램은 시행자가 정해지지 않았고, 랜드마크는 지난달 재공모에 들어갔다.
랜드마크는 인근 롯데백화점을 고층으로 증축하는 계획과 맞물려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있었고, 엑스포 유치에도 실패하면서 비관적 전망이 더 커졌다.
단절됐던 항만 철도 원도심을 통합해 글로벌 신해양 중심지를 조성하겠다는 2단계 구역은 사업속도와 사업내용이 더 불확실하게 됐다. 사업대상 구역과 예산은 228만㎡, 4조636억원으로 1단계 구역보다 규모가 크다.
하지만 사업시행자부터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재는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시만 참여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부산도시공사 등은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후 참여할 예정으로 돼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부산시는 행정절차를 담당하고 지분율은 없다"며 "부산항만공사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이고, 통합개발을 하기로 했으니 LH 코레일 등은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부지도 불확실하다. 현재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가 담당할 자성대부두 부지는 예정대로 내년 6월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터미널운영사 허치슨이 사용하고 있지만 허치슨은 내년 상반기 인근 감만·신감만부두로 이전한다. 현재 감만·신감만을 사용하고 있는 동원터미널은 신항으로 이전하고 있다.
자성대부두 외에 인근 55보급창(미군), 우암부두, 8부두(미군이 일부 사용) 등이 사업부지에 포함될 수 있을지 여부는 유동적이다. 부산은 수영비행장으로 사용하던 터를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고급 주거지와 상업단지인 센텀시티로 개발한 전례가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