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은행 '보이스피싱 24시간 대응체계' 구축

2023-12-20 10:43:05 게재

내년 1월까지 전체 은행 완료 … '하나·전북·신한' 내부통제 우수

은행권 전체가 내년 1월 '보이스피싱 24시간 대응체계' 구축을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간다. 현재 10개 은행이 대응체계를 갖췄으며 9개 은행은 내달 구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4시간 대응체계는 주중 9~20시에는 직원이 의심거래 모니터링 및 대응을 하고, 주중 20시 이후 및 주말·휴일에는 피해의심거래 탐지 즉시 자동 임시조치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간담회를 열어 24시간 대응체계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 및 피해예방을 위한 은행권의 노력을 모범사례로 공유했다.

현재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구축을 완료했고 우리은행은 이달 중 완료 예정이다. 산업은행, 수협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은 내달 구축을 앞두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보이스피싱 예방 내부통제 시범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은행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노력을 계량지표(사기이용계좌 비율 등)와 비계량 지표(피해예방시스템 구축 여부)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하나·전북·신한은행이 내부통제 우수 사례로 꼽혔다. 하나은행은 비대면대출 신청 처리시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제공받은 휴대전화 개통 정보를 활용해 명의도용 등 의심거래 발생시 비대면 대출을 차단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가상자산거래소 실명계좌로 이전될 경우 가상자산거래소 내 계좌동결을 위한 전문 송·수신시스템을 개발해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거래 중 휴대폰 통화를 하는 등 이상행동 탐지시 주의 문구를 안내하고, 이상금융거래까지 탐지될 경우 예금주 추가 확인절차(휴대폰 본인인증)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은행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시나리오에 대한 주기적인 업데이트 미흡 등이 발견됐다. 금감원은 "향후 미흡한 점이 재발하지 않도록 CCO가 업무 전반을 직접 살펴봐달라"고 당부했다.

피해자 지원 및 피해 예방 모범사례로는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선정됐다. 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 제로' 사업을 통해 △생활비 지원 △법률·심리상담 △보이스피싱 보험 지원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생활비를 1인당 3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4월부터 보이스피싱 의심거래 모니터링 및 상담인원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농협은행 자체분석 결과 24시간 대응체계 도입 이후 6개월간 피해 신고 건수는 직전 6개월 대비 11.2% 감소했다.

금감원은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 기준이 내년 1월 1일부터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이상거래탐지 및 본인확인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대포통장 등 불법자금 거래 차단을 위한 은행의 고객확인 등 자금세탁방지제도 운영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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