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 10배 좋아졌다" 월세는 1/6↓

2024-01-10 10:33:48 게재

동작구 역세권에 '청년안심주택'

동네 주민에 우선권, 안전대책도

"지금 사는 원룸 월세가 68만원이에요. 여기로 이사하면 11만원만 내면 돼요. 집은 18㎡로 전보다 넓어졌고요."
박일하 구청장이 청년과 부모 등과 함께 안심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동작구 제공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원룸에 거주하는 서 모(21)씨. 오는 18일 입주가 시작되는 대방동 주택을 둘러본 뒤 표정이 달라진다. 그는 "평수도 넓고 전망도 좋다"며 "지금보다 환경이 10배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곧 이웃이 될 다른 청년도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다"고 맞장구를 쳤다.

10일 동작구에 따르면 지하철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에서 도보 3분 거리인 '청년안심주택'에는 두 청년을 비롯해 모두 11명이 입주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협업해 매입임대주택 공급 물량 중 동작구 물량을 확보한 참이다.

건물 소유권자인 SH가 관리까지 도맡고 구는 입주자 선정을 하는 것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이다. 박일하 구청장은 "올해는 청년층을 집중적으로, 티 나게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거지원은 그 일환이다. 대방동과 함께 지하철 2·4호선 사당역에서 500m 거리에 있는 2세대까지 동작구 청년들에 우선 공급하는 안심주택이다. 두 주택은 각각 1개 동 110세대와 152세대 규모로 공공·민간 임대가 혼합돼 있는데 그 중 13호에 동작구 청년들이 거주한다. 지하철역에서 가까울뿐더러 동작보건지소와 사당어르신종합복지관 등 공공시설이 인근에 있다. 사당동 안심주택은 3월 입주가 시작된다.

13호 모두 전용면적 18㎡ 원룸형이다. 지하층에 계절이 바뀔 때 큰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유창고가 있고 세대마다 전망이 탁 트여 있어 체감 면적은 더 넓다. 월 임대료는 11만6000~13만9000원으로 인근 시세 절반 가격이다.

지난 3일에는 박일하 구청장이 입주를 앞둔 청년, 부모 등과 함께 안심주택을 둘러보고 청년들 요구사항을 들었다. 30대 딸이 살 집을 눈으로 확인한 70대 어머니는 "일반적으로 구청장은 찾아가도 만나기가 어렵더라"며 "구청장이 관심을 갖고 청년들과 직접 만나 얘기를 듣기까지 하니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20대 아들을 독립시키는 이균명(51·사당동)씨는 "동작에서 20년을 살았는데 이런 혜택은 처음"이라며 "아들이 노량진 창업지원센터 등 다른 청년 지원시설도 잘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방동과 사당동에 이어 상도동에는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건설형 청년 공공임대주택 1호가 예정돼 있다. 옛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신대방역삼거리역에서 900m, 버스정류장에서 100m 거리에 '양녕 청년 공공임대' 36세대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20.51㎡ 원룸형인데 임대료는 시중 시세 30% 수준이다.

동작구형 청년 전세임대도 눈길을 끈다. 구에서 주택 전세계약을 맺은 뒤 청년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다시 빌려준다. 역세권에 전용면적 34㎡ 이내 10호를 마련해 올해 상반기 중 공급할 예정이다. 사업자가 아니라 구에서 안전한 물건을 재임대하는 형태라 신정철차가 간소하고 다른 기관보다 임대보증 지원금을 7000만원 높여 입주자 부담을 덜었다.

동작구는 매년 10호씩 전세임대주택을 늘려가는 동시에 SH와 협업해 청년안심주택 공급 물량을 우선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자녀를 독립시키는 부모님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주변 유흥시설 여부와 안전대책까지 고민하겠다"며 "주거를 비롯해 취·창업 등 청년문제 전반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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