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층에게도 외면받는 민주당

2013-10-11 13:33:32 게재

정당지지율 9.6% … 진보성향 유권자 지지율 19.3% 그쳐

민주당이 진보층으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신문이 창간 20주년을 맞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9.6%였다. 정의당(1.4%) 통합진보당(1.2%)까지 합한 진보 정당의 지지율이 12.2%에 지나지 않았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33.3%로 민주당의 3.5배에 달했다. 진보진영 전체보다 2.7배나 많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 등 진보진영이 중도층뿐만 아니라 진보성향을 가진 유권자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19.2%로 민주당 지지율보다 10%p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들 중 상당수가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을 지지하지 않은 셈이다.

진보성향이라고 답한 사람 중 민주당 지지자는 19.3%로 새누리당 지지자 15.0%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56.1%가 무당층이라고 답했다. 전체의 46.5%에 해당하는 자칭 중도 성향의 유권자는 새누리당(28.1%)과 무당층(60.9%)에 쏠렸고 민주당엔 7.8%만 지지의사를 밝혔다.

18대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사람 중에서도 민주당을 여전히 지지하는 사람은 22.5%뿐이었다. 67.5%가 무당층으로 바뀌었다. 박근혜후보 지지자 중 63.9%가 여전히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것과 크게 구별되는 대목이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26.5%)보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새누리당이 일부 중도층으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10%를 밑도는 지지율도 단단하지 않다는 의미다.

민주당 지지층 중 47.1%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잘하고 있다'(20.4%)와 '잘 모르겠다'(32.6%)를 합한 것보다 낮다. 박근혜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지지층 모두가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하길 기대하겠지만 현실은 전혀 딴판인 셈이다.

민주당이 올 정기국회의 최대쟁점으로 잡은 '기초연금'에 대해 민주당 지지층 중 32.3%가 민주당의 입장과 다르게 찬성의견을 내놓았다. 문재인 후보를 찍었던 유권자와 진보층에서도 31.7%, 37.6%가 찬성의견을 냈다.

'나는 혜택을 보지 않았다'며 선을 그은 '박 대통령의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태도'에 대해 민주당 지지층 중 '잘 모르겠다'는 유보층(32.3%)과 '적절했다'(8.6%)는 긍정적 평가층이 40%를 넘어섰다.

일관되게 민주당을 무시해온 '박 대통령의 야당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자 중 '잘 모르겠다'(35.2%)와 '적절했다'(5.9%)가 41.1%에 달했다.

장외투쟁 등 강력하게 대응한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야당의 태도'에 대해 '적절했다'고 답한 민주당지지층은 16.9% 뿐이었다. '부적절했다'가 39.7%에 달했고 '잘 모르겠다'가 무려 43.5%였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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