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곳곳에 어린이 위한 '겨울 왕국'

2024-01-12 10:38:06 게재

자치구마다 눈 놀이터·썰매장

여름철 물놀이장·텃밭 활용도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게 놀았어요. 시설도 좋아요." "눈썰매만 3시간은 탄 것 같아요. 그동안 멀리 다녔는데 집 근처에 생겨서 와봤어요."
우이천 얼음썰매장을 찾은 어린이들과 보호자가 민속썰매를 즐기고 있다. 사진 성북구 제공


대설주의보 흔적이 여전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석관동. 우이천이 중랑천으로 합수되는 다목적 광장에서 도로로 이어지는 길을 오르는 아이들 볼이 찬바람에 노출돼 발갛다. 아이들과 보호자가 단체로 움직이기도 하고 아빠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 아이도 있다. 각종 동물모양 설탕과자를 쥔 아이까지 모두 싱글벙글이다. 보호자들 표정도 밝다. 성북구가 올해 처음 개장한 '겨울 테마파크'를 한껏 즐긴 이들이다.

12일 성북구를 비롯한 각 자치구에 따르면 유아부터 초등학생, 가족단위 방문객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놀이터가 서울 곳곳에 펼쳐졌다. 인공 눈을 활용한 썰매장과 놀이터뿐 아니라 놀이동산 부럽지 않은 각종 기구, 다양한 체험까지 마련해 아이들 발길을 붙든다.

성북구 우이천 테마파크는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 눈놀이장 놀이기구를 비롯해 컬링 전통놀이 등 체험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우이천 위에 띄운 얼음썰매장에는 민속썰매를 비롯해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이색 자전거,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지칠 수 있는 썰매, 자동차 모양을 한 유아용 썰매까지 다양한 기구가 준비돼 있다.


구는 길음동에서도 우이천보다 규모가 작지만 비슷한 시설을 구비한 테마파크를 운영한다. 두곳 모두 평일에는 하루 평균 300명, 주말이면 1000명 안팎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성탄절 기간에는 방문객이 2000명을 넘었다"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즐길거리를 구비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아이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했던 여러 물놀이장도 겨울 놀이터로 탈바꿈했다. 노원구는 공릉동 서울과학기술대 종합운동장에 판을 펼쳤다. 지난해 여름 '워터파크'를 열었던 곳이다. 대·소형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 눈놀이동산을 비롯해 빙어잡기 전통 체험공간을 배치했다. 구는 지난해에는 중랑천변에 눈썰매장을 운영했는데 6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주민들 호응이 컸다.

동대문구 장안동 중랑천 야외수영장, 서초구 양재동 양재천수영장도 눈썰매장으로 변신했다. 두 지자체는 각각 4000㎡와 6400㎡ 규모 놀이공간을 확보하고 썰매와 눈놀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서초구는 야간이면 눈 놀이터에 불빛장식을 더해 동화 같은 풍경을 선물한다.

송파구가 '하하호호 눈썰매장'으로 꾸민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도 여름에는 물놀이장이었다. 지난해 7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올림픽공원 명소화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했는데 1만3000명이 다녀갔다. 눈썰매장에는 유아와 아동·청소년 시설을 구분해 설치했다. 구는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들이 지정기탁을 통해 눈썰매장 조성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고 전했다.

성동구는 행당동 무지개텃밭 휴장시기를 이용해 눈썰매장을 운영한다.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를 주 대상으로 한다, 다음달 8일 눈썰매장 운영이 종료되면 주민들이 도시농업을 통해 건강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부지를 원상복구 한다.

이밖에 구로구는 신도림동 안양천 인라인스케이트장을 어린이 스케이트장으로 꾸몄고 도봉구는 도봉동 성균관대학교 야구장 부지에서 눈썰매장을 운영한다. 각 지자체는 겨울 놀이시설과 함께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 저렴한 먹거리 판매대를 마련했고 안전·응급 진료요원도 배치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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