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평

남북 대화는 이제 물 건너갔나?

2010-12-01 11:45:08 게재

남북한의 긴장이 결국 무력충돌로 이어졌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한국은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한반도가 무력충돌이 잦은 분쟁지역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결국 한국전쟁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여전히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는 없다. 원인은 제로섬게임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남북한은 정부수립 때부터 상대를 합법정부로 인정하지 않았다. 남한정부의 영토는 북한 전체를, 북한정부의 영토범위는 남한 전체를 포함한다. 한국전쟁 이전의 3·8선은 법리상 분계선이 아니었다.

한국전쟁 전 1년 반 동안 하루 평균 두 차례의 크고 작은 무력충돌이 있었지만 남북 모두 상대에 대한 비난만 있었을 뿐 협상이나 대화는 전무했다. 서로 상대를 협상이나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한국분단에 책임이 있는 미국과 소련도 충돌을 막기 위한 중재노력을 하지 않았다. 3·8선은 미국과 소련에는 분계선이었지만 남북한에는 아닌 것이었다.

냉전 종식 후의 남북관계는 여전히 그 근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과 북 모두 민족을 강조하고 통일을 강조했지만 남북관계는 한미관계나 북미관계를 초월한 우선순위는 결코 아니었다.

북한 붕괴 기다리는 한·미

지난 두 정부가 햇볕정책을 실시하면서 남북관계는 우선순위에 놓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에 모든 것을 걸지 않았다. 여전히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우선순위에 놓고 핵카드를 활용해왔다. 그러다가 남북관계 개선의 타이밍도 놓쳐 버린 것이다.

이명박정부 들어 남과 북은 보다 근원적인 게임을 시작했다. 이명박정부는 지난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북의 요구를 무시하고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정책을 펼쳐왔다. 어찌 보면 붕괴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였다.

남북의 대립으로 결과적으로 한미일 삼각동맹관계가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결코 기분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서해에 들어서는 미국 항공모함을 보면서 중국인들이 황해에서 펼쳐졌던 치욕의 '갑오중일전쟁'을 연상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가 냉전으로 회귀할 것을 바라는 모양새다. 중국으로서 이는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중국에 대한 압력도 전례 없이 진행되고 있다. 다들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열쇠는 중국만 쥐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미국도 북한을 대화로 설득할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다. 결국 중국도 미국도 이른바 '문제해결의 열쇠를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왜일까? 남북대결이 결국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갈등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반도 문제는 국제화될수록 더 복잡하게 꼬이게 돼 있다. 중국이나 미국이 책임 있는 대국이라면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말려야 한다. 만에 하나 전면전이 일어나면 대국들은 말리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문제해결의 열쇠는 여전히 남북이 쥐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남과 북이 서로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상대를 굴복하려 하면 결국 증오는 증오만 불러올 것이고 피는 피만 불러 올 것이다.

민간인에 대한 북한의 포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모든 전쟁유발 행위를 정당화하는 방패가 돼서는 안 된다.

문제해결 열쇠는 남북 손에

한국은 G20을 통해 중심국가로, 세계질서를 만드는 나라가 됐다고 자부한다. 북한에 대해서도 그에 걸맞은 고도의 외교술을 보여야 한다. 그 자신감으로 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양자회담이 안되면 6자회담의 틀에서라도 만나야 한다. 남북한 문제는 이제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모두가 마주 앉아야 할 것이다.

진징이(金景一)중국 북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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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징이 베이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