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멋이 있는 공간 비사벌 전주콩나물국밥

2014-03-12 10:11:01 게재

‘속풀이는 물론 오던 감기도 물러나’

  이번 감기는 유난히 오래가고 독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래도 안 걸리고 용케 겨울을 보내나 싶었더니 봄을 눈 에 두고 온 식구가 돌아가며 감기를 앓았다. 몸이 움직일 만해지자 감기로 꽉 막힌 코와 아픈 머리를 시원하게 뚫어줄 콩나물국밥을 찾아 ‘비사벌 전주콩나물국밥’에 가보았다.



 

단일품목으로 승부하는 맛  
개인적으로 너무 여러 가지 메뉴를 한꺼번에 요리하는 집보다는 단일 품목이라도 전문적으로 하는 집을 선호한다. 전주 전통식 콩나물국밥집인 ‘비사벌 전주콩나물국밥’은 그런 면에서 안성맞춤인 집이다. 메뉴가 전주콩나물국밥과 모주 단 두 가지이기 때문이다. 단 한 가지 메뉴로만 승부하는 집은 영양뿐 아니라 온갖 정성을 한 가지 메뉴에 다하기 마련이다.
‘비사벌 전주콩나물국밥집’은 황태를 비롯해 20여 가지의 천연재료를 사용해 24시간 육수를 끓인다. 그 맛이 깊고 깔끔해 한번 맛보면 잊히지 않는다. 또한 잘게 다져나온 오징어와 무공해로 재배한 콩나물이 깊은 맛을 낸다. 영양적인 면에서도 이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만약 숙취를 풀고자 콩나물국밥을 찾는 것이라면 전주콩나물국밥 한 그릇이면 충분하다. 콩나물에 들어 있는 아스파라기산이라는 물질이 몸에 들어가 몸에 있는 독소를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콩나물에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효소군과 아미노산군이 들어있어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드는 것을 도와주기 때문에 장내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다. 또 감기 예방에 좋은 비타민 C가 있어 면역력이 강하되고 사포닌드라는 성분이 몸속 나쁜 독소를 배출하는데 큰 도움을 줘 간 기능 향상에도 좋다.
       
시원하고 깊은 국물 맛
일단 자리에 앉으면 메뉴의 선택 없이 인원수대로 그릇 수만 주문하면 된다. 그러면 곧 이어 뜨끈한 국물에 콩나물이 듬뿍 얹어져 나오고 그 위로 빨간 고춧가루와 초록색 대파의 선명함이 돋보인다. 이제 다음부터가 손길이 바빠질 차례이다. 다른 그릇에 별도로 제공되는 계란 반숙은 취향에 따라 국에 넣어 같이 먹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반숙만 먹기도 한다.
그리고 식탁에 얌전히 놓여 있는 간을 맞추기 위한 새우젓과 국물에 함께 넣어 먹으면 맵싸한 맛을 더해주는 청양고추, 넣으면 국물의 풍미가 확 살아나는 김 가루까지 차례로 내 입맛에 맞춰 조미를 해야 하니 손길이 바빠질 수밖에 없다. 제 입맛에 맞게 간을 다 맞추고 나면 이제는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한 그릇을 비우는 일만 남았다. 전주콩나물국밥을 한 그릇 비우다보면 어느새 감기로 막혔던 코가 뚫리고 지끈거리던 머리가 개운해지는 느낌이 든다. 
함께 나오는 밑반찬으로는 콩자반과 김치 겉절이, 깍두기뿐이지만 달콤 짭조름한 콩자반과 시원한 겉절이 김치와 새콤달콤한 깍두기에는 저절로 손이 간다.
이 집의 또 다른 메뉴인 모주는 한방 모주로, 한방 모주는 막걸리에 각종 한약재를 넣어 끓인 것이다. 모주는 따뜻하게 해서 마실 때 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예부터 술 마신 다음 해장으로 모주 이상 가는 속풀이 약주가 없다고 한다. 모주의 유래는 조선왕조 광해군 때 인목대비의 모친 노씨부인이 귀양지 제주에서 빚었던 술이다 하여 ‘대비모주’라고 부르다가 모주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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