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정국, 주중대사는 고립무원

2017-01-05 11:02:17 게재

중국측 고위인사 접촉 봉쇄

야당 의원들 환대와 대조적

한국 야당의원 만난 중 외교부장│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4일 베이징 외교부 감람청에서 송영길 의원(왼쪽)등 민주당 의원 7명을 만나 사드 문제 등을 논의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사드정국이 갈수록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김장수 주중대사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안보실장을 거쳐 2015년 3월 부임한 김 대사는 부임 당시부터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측 설득 임무를 띠고 왔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김사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중국측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김 대사를 대접한 것은 물론이다.

이 같은 시각은 사드배치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더욱 노골화됐다. 김 대사가 중국측에 면담신청을 한 것이 번번이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불만을 주중대사의 활동제한으로 표출한 것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심재권 위원장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래 주중대사의 중국인사 면담 실적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2012년 주중대사가 중국측 정부인사를 면담한 것이 112회, 학계 및 언론인 접촉은 36회였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0일까지 김 대사가 중국측 정부인사를 접촉한 것은 단 41차례에 불과했고, 학계 및 언론인 접촉은 7건에 그쳤다. 정부인사는 물론이고, 학계 및 언론인 접촉마저 철저하게 차단당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에 반해 중국 정부는 4일부터 베이징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을 장관급인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만나 환대를 했다. 김 대사가 왕이 부장을 면담한 것은 지난해 6월 국무총리의 방중 당시 배석자 신분으로 만난 것이 유일하다. 김 대사는 또 북한 관계를 담당하는 중국의 대외연락부장 면담도 부임 당시부터 신청했지만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김사드'라는 별명은커녕 철저한 고립으로 손발이 다 묶인 상태인 셈이다. 그런데도 주중국대사관은 심재권 위원장실에 제출한 김 대사의 사드관련 활동내역에 "7월8일 사드배치 결정 발표 이후 중국 외교부의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우리 입장을 분명하고 당당하게 설명해 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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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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