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 송파 문현중학교 신수정 교사

"평가 개선해야 교실수업 뿌리내려요"

2017-08-01 10:04:38 게재

"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됐지만,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어떻게 찾게 할 것인가는 쉽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학교시설은 부족하고, 학생들은 수업 없는 '노는 학기'로만 생각했지요. 학부모들도 반대했고요" 신수정(문현중학교) 교사가 자유학기제 초기 어려움을 설명했다.

교사들도 기존 수업방식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초기엔 잠깐 진로 체험에 초점을 두기도 했지만 당초 취지대로 수업방식을 고민했다. 교사들은 시험에서 벗어나 어떻게 창의성과 사고를 키울 수 있는 교실수업을 만들것인지 고민하고 토론했다.

신 교사가 털어놓은 문현중학교의 '남보다 조금 다른' 교육과정 구성 배경이다. 학생 중심의 수업을 위해 발표, 토론, 포트폴리오 제작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을 도입했다. 보다 효율적인 수업을 위해 교과 내에서 교육과정을 재편했다. 교과 융합 수업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학기 전반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수업 안에서의 배움이나 개인 성장 중심의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대륙별 기후의 차이를 서술하라'와 같은 지식에 의존했던 기존 평가 방식은 과감히 버렸다.

대신, '기후에 따라 다른 생활상을 마인드맵으로 작성하기' 등 사고력과 창의력을 볼 수 있는 평가 주제를 개발해 적용했다. 수행평가는 단계별 이행 여부를 평가하고, 융합·통합 수업은 각 교과의 핵심 성취 기준을 공유하도록 했다. 하나의 결과물로 학생의 부담을 낮췄다.

"부모나 사교육의 힘을 빌린 결과물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 성적에 따라 수업 참여도가 차이 나게 됩니다. 반면 교실에서 배운 것을 즉시 평가받고, 개선 방향을 알려주면 성적이 낮은 학생은 성취감을, 성적이 높은 학생은 부담 없이 자기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는 학생을 관찰하면서 성향이나 소질을 잘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업에서 모든 아이들의 역량을 키워주려면 수업 변화 이상으로 '평가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신교사의 주장이다. 실제 문현중에서는 평가 방법을 개선하자 수업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이 사라졌다. 학생들의 학력 신장과 학교생활 만족도 향상은 물론 학부모 신뢰도도 높아졌다.

수업평가 개선이 지속되려면 무엇보다 교원 역량 강화가 우선이라는 것. 이를 위해 제도적 지원과 확대를 강조했다.

신 교사는 "자유학기는 교사와 학교에게 기회입니다. 진도라는 틀에 갇힌 수업과 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아이들을 위한 자유학기가 뿌리 내리려면 교사들에게도 수업과 평가를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교원 학습 공동체 활성화나 전문연수, 컨설팅 지원,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는 일이 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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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내일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