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워라밸 이끄는 강소기업 '눔(Noom) 코리아'

"시간·장소보다 중요한 건 업무성과"

2018-06-22 12:00:08 게재

회사 출근은 월·금만 … 화수목은 자율

워라밸, 인재확보 중요한 창업기업에 필수

기업 상황에 맞는 복지제도 운영이 중요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20~25% 해당하는 940만~1175만명 정도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한번이라도 시도했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까지 합하면 이 숫자는 훨씬 커진다. 특히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지속성과 끈기다. 헬스클럽도 작심삼일, 가정용 운동기구도 '옷걸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눔코리아 직원들이 워크샵을 통해 단합을 도모하고 있는 모습. 눔코리아는 자율출퇴근제와 자율재택근무로 워라밸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건강관리 전문 기업이다. 사진 눔코리아 제공


건강관리 전문 어플리케이션인 '눔코치(Noom Coach)'는 헬스클럽의 PT(Personal Training. 1대 1 개인지도) 개념을 앱 서비스에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다이어트의 최대 적인 '외로운 싸움'에 코치가 결합해 동기를 부여하고 전문적 조언으로 사용자를 돕는다. 임상영양사, 운동처방사, 운동지도사, 심리학 전공자 등으로 구성된 눔코치진은 SNS를 이용, 사용자를 격려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눔코치를 운영하는 회사인 '눔(Noom)'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다. 재미교포인 정세주씨와 구글수석개발자 출신 엔지니어 아톰 패터포크씨가 뉴욕에서 공동창업 했다. 눔코리아는 이 회사의 한국지사다. 눔코치는 시간, 비용을 절약하고 모바일 환경에 맞는 건강관리를 받고자 하는 이들에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4800만명이 이용하고 있고 국내 누적 이용자도 400만명에 이른다.

눔코리아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20~30대 젊은이들이 주축인 스타트업 기업 특성에 맞게 일과 생활의 균형, 자율적 근무 환경 구축에 힘쓴 결과 눔코리아는 수준 높은 워라밸(Work & Life Balnce. 일·생활균형) 기업 문화를 만들어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눔코리아 직원들이 재택근무제를 이용, 휴양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눔코리아 제공

◆자율출퇴근, 자율재택근무 = 눔코리아 직원들이 의무적으로 출근하는 날은 월, 금요일 뿐이다. 화수목은 자율출근이다.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냈느냐보다 일의 성과를 기준으로 삼기에 가능한 제도다. 오명석 사업개발팀장은 "최고의 복지는 직원 스스로 자발적인 동기를 갖고 적극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공간에 상관없이 원하는 곳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에 따르면 실제 눔코리아 일부 직원은 월요일 하루 연차를 내고 일본 휴양지에 가서 주중 근무를 한 뒤 금요일 전체 회의에 참석하기도 한다.

갓 창업한 회사가 아닌 만큼 워라밸에 대한 문제의식도 앞서 있다. 다양한 직원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영진이 얻은 결론은 '제도가 강조되면 워라밸의 본래 취지를 잃기 쉽다'는 것이다.

경영지원팀 김덕원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은 도전 의지가 강한 직원들이 있는 곳이다. 그만큼 자기 성장과 자아실현을 중시한다"며"워라밸의 본질은 제도로서 규정하는 것이 아닌 이들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진짜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본뜻이 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제에 대한 고민도 없지 않았다. 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업무 속도가 느려지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의 결과가 월·금을 제외한 자율출근제다. 팀간 협업이 주로 이뤄지는 월요일엔 팀장 회의 및 주간 계획 회의를 진행하고 금요일엔 직원간 유대관계 형성을 중심으로 모임을 갖는다. 워라밸은 특히 창업 멤버와 나중 입사자의 동기부여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지분을 가진 창업 멤버는 열정이 유지 될 수 있지만 일반 입사자들은 회사가 안정되면 워라밸에 대한 요구가 동기부여의 주된 힘이 된다. 적절한 직원복지는 고르게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스타트업 기업이라고 무작정 워라밸을 강화할 순 없다. 김영인 전략이사는 "복지를 현금성 혜택으로 주면 현금이 부족한 스타트업 입장에서 한순간에 압박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제공하던 혜택을 중단하는 것만큼 직원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없기 때문에 현금성 혜택과 워라밸을 기반으로 한 기업 문화를 균형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어 "눔코리아는 임직원 복지를 자기계발비와 자울적 근무환경, 두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특히 자율적 근무환경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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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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