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스트리트, 피난처가 없다

2018-12-21 11:22:01 게재

금 빼고 '도미노 하락'

므누신 "증시 폭락 과도"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자산들의 동반 하락세가 연출됐다. 주식은 물론이거니와 채권, 원유까지 주요 투자자산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고, 달러화 가치도 떨어졌다. 투자자산들이 '도미노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만 '나 홀로 강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3,000선이 무너졌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64.06p(1.99%) 내린 22,859.60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눈높이에 못 미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속에 이틀 연속으로 급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닷새간 다우지수 낙폭은 약 1,700p에 달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9.54p(1.58%) 내린 2,467.4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8.42p(1.63%) 하락한 6,528.41에 각각 마감했다.

'통화긴축 리스크'에 이어 이번에는 워싱턴DC의 '정치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짓누른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공화당 지도부와 긴급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피하기 위한 긴급 지출법안의 서명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지출법안에 반영되지 않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내세워 강경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셧다운 리스크'가 부각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한 후 증시가 폭락한 것에 대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거래가 주식 가격을 더욱 더 떨어뜨렸다"면서 "시장의 반응은 완전히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의 3차례에서 2차례로 하향 조정한 사실을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므누신 장관은 "금리 인상은 예고됐던 것"이라며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실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한때 4조5000억달러에 달했던 보유자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며 통화 긴축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경계했다. 므누신 장관은 "연준이 지금 자산을 축소하는 것은 연말이나 내년에 뭔가 할 필요가 있으면 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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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