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잇단 위기 경고음

크루그먼 "올해 말 경기침체 가능성"

2019-02-12 13:19:25 게재

경기 비관론 "유로존 가장 우려"

월가 전문가 "주식보다 금 사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올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4대 먹구름'을 제시하며 '경제적 스톰'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이번에는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이르면 올해 말 글로벌 경기침체를 경고했다고 경제매체 CN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1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 정상회의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에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진단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대규모 침체까지는 아니겠지만, 미국의 정책당국자들은 위기대응에 상당히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특히 경기침체에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유로존'을 꼽으면서 "하나의 대형악재보다는 여러 역풍이 경기둔화의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갈등, 유로존 경기둔화, 신흥국 금융불안 등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말 단행한 대대적인 감세정책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크루그먼 교수는 "감세는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면서 "(감세가 만들어낸) 거품이 곧 터질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의 이같은 진단은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연착륙할 것이라는 일부 희망적인 관측에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CNBC 방송은 평가했다.

글로벌 성장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당분간 주식투자의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연말·연초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월스트리트는 아직은 낙관론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비관적인 경고음도 점차 힘을 얻는 모양새다.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 운용사인 뱅가드그룹이 향후 수익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고 경제매체 CN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글로벌 투자자문사 번스타인은 이날 보고서에서 주식보다는 금을 사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은 갈수록 부각될 것이라고 번스타인은 설명했다.

번스타인은 "증시가 상당한 침체를 겪는 기간에는 금이 가장 방어적인 상품"이라며 "최소한 벤치마크 기준으로는 긍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제금값은 온스당 1300달러 선을 유지하면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금의 가격적인 매력을 지속해서 떨어뜨리는 것을 고려하면 꽤 탄탄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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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광 기자·워싱턴=한면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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