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지역경제 자립을! | ② 대전 의료

지역주도형 통합돌봄서비스 눈길

2019-11-01 12:00:25 게재

고령화·만성질환 시대 … 보건의료-요양-복지체계 통합 운영

인터넷 포털에서 '현대사회 문제'를 검색하면 '고령화'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평균수명 증가와 출산율 감소가 맞물리며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 중 가장 빠른 추세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도 머지않았다. 그만큼 건강의 중요성은 커졌다.

그런데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나쁜 생활습관으로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해결해야할 주요과제다. 이런 추세에 맞춰 대전지역 '의료 커뮤니티 비즈니스(CB)'는 하나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각장애인 건강반에서 회원들이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모습. 사진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제공


◆"'마주봄' 사이트에 들어오세요" = 대전지역 주민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마주봄'(communitycare.co.kr) 사이트를 방문해 로그인하면 무료로 개인별 건강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 '마주봄'은 마을주도 통합돌봄을 실천하는 '로컬건강플랫폼'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마주봄'에 회원가입한 주민들은 건강테스트 결과가 나오면 자신의 상태를 살펴보고, 개인별 맞춤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적합한 서비스를 추천받고, 온라인상에서 해당 서비스를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필요시 케어매니저나 건강리더의 도움도 받는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건강 안전 영양 운동 교육 여행 주거 등 다양하다. 주민상태에 따라 신체적 질병치료는 물론 정서적인 문제까지 치유방법을 제공한다. 이에 '마주봄'에는 40개 이상의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이 참여해 해당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박명화 충남대 교수는 "'마주봄'은 대전지역 CB사업의 R&D와 비R&D 부분이 만나는 장"이라며 "건강복지서비스가 연계된 커뮤니티 케어 플랫폼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건강을 평가하고 자신에게 맞는 맞춤서비스를 찾는 지역사회 주도 통합돌봄시스템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독립적이고 분절적이던 보건의료-요양-복지서비스가 수요자 중심의 원스톱 통합지원시스템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앞서 충남대 산학협력단과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민들레의료사협)은 주민이 참여하는 커뮤니티케어 ICT 통합솔루션이란 주제로 △포괄적건강요구평가시스템 △맞춤형 케어매니지먼트 지원시스템 △커뮤니티케어 통합운영시스템 △커뮤니티케어 참여촉진시스템을 개발했다.

박 교수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지역사회의 건강문제와 사회적 위험이 증가했다"며 "하지만 주민들은 단일질병 중심의 보건의료체계와 공급자 중심의 분절된 서비스를 받으며 불편한 생활을 해왔다"며 개발배경을 설명했다.

◆소생활권 주민건강공동체 활기 = 통계청에 따르면 대전시 노인인구(65세 이상) 비중은 현재 11.9%에서 2026년 29.2%로 급증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 2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하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또 대전지역 사망원인은 뇌혈관질환 당뇨병 심장질환 고혈압성 질환 등 만성질환이 주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로컬건강플랫폼은 CB 활성화사업의 적합한 아이템이다.

대전지역 CB사업 R&D부문이 ICT통합 솔루션을 개발했다면 비R&D 부문은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춰왔다. 사회적경제연구원 사회적협동조합이 주관하고, 협동조합 세상속의 과학과 민들레의료사협이 참여기관으로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이 추진하는 3가지 개선과제는 △소생활권 주민건강공동체(MHC) 조직과 운영 △케어매니지먼트 기반 구축 △건강분야 CB 자원의 통합과 개발 등이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MHC는 '건강반'이라는 이름으로 48개 조직이 운영되고 있으며,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은 약 400명에 이른다. 건강반은 구성원 특성이나 취미관심사별, 건강질환별 다양한 콘텐츠가 활성화됐다.

30~40대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모여 생활과 육아정보를 공유하는 '우토리 건강반', 가족들과 함께하는 '민들레 가족산악회 건강반',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모인 '거북이 건강반' 등이다. 건강반은 '마주봄' 사이트를 통해 온·오프라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케어매니지먼트 기반 구축과 관련해서는 전문성을 지닌 케어매니저와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건강리더를 양성한다.

조세종 사회적경제연구원 연구소장은 "지역돌봄을 위해 의료 사회서비스 운동 심리상담 영양 등 CB 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주력해왔다"면서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커뮤니티 케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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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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