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AI·양자정보기술 집중 투자

2020-02-13 11:31:01 게재

주요 국가 R&D예산 분석 … 사회문제해결 분야도 확대 추세

세계 주요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미래산업으로 주목받는 첨단분야에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요국 R&D 예산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모두 첨단기술 분야의 기술선점을 위해 R&D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AI 양자정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각국이 직면한 사회문제 해결도 R&D 투자의 주요한 대상이다.


미국, 국방 R&D 확대 = 미국은 2020년 회계연도 R&D 예산으로 1420억달러(167조원)를 책정했다. 미국 전체예산의 3% 수준이다.

미국 R&D 예산은 국방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전체 R&D 예산 중 절반이 넘는 52.8%(750억달러)를 국방분야에 책정했다. R&D 예산이 전년에 비해 5.4% 줄었지만 국방 R&D 예산은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이에 반해 비국방 R&D 예산은 16% 줄었다.

R&D 단계별로 보면 '개발단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개발연구 단계에 657억달러(46.3%)를 투자하고 있고, 기초연구 단계에 350억달러(24.7%), 응용연구 단계에 379억달러(26.7%), 시설 및 장비비에 34억달러(2.4%)를 투자한다.

내용적으로 보면 안보와 AI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띈다. 미국은 2020년 예산안에서 '미국인의 안보', '미래 산업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을 R&D 우선순위로 설정했다.

우선 국방부 예산 중 590억달러 이상을 R&D 엔지니어링 등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AI 양자정보과학 차세대네트워크 첨단제조 등 주요 미래산업에 대한 우선 투자도 권장했다.

AI는 에너지부 국립보건원 국립표준기술연구소 국립과학재단 등에 약 8억8000만달러를 배정했다. 양자정보과학 발전을 위해 향후 10년의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국방부 에너지부 국립표준기술연구소 국립과학재단에 4억4000만달러를 할당했다.

◆중국, 예산 10%를 R&D에 쓴다 = 중국은 정부 예산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이를 정도로 R&D에 힘을 쏟고 있다.

2019년 중국의 R&D 예산은 3543억위안(약 59조5000억원)으로 2018년(3125억위안) 대비 13.4%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응용연구(1715억위안)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기초연구(663억위안) 비중이 높다.

중국 과기부는 2019년 주요 R&D 계획을 통해 50개 프로젝트에 72억5000만위안을 지원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프로젝트에는 사회발전 첨단기술 농림과학기술 기초연구 등 4대분야가 포함됐다. 그 가운데 첨단기술과 사회민생 유형이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줄기세포 및 형질전환 연구 △나노기술 △양자정보 △거대과학 장치 선행연구 △단백질 기기 및 생명 과정에 대한 조정 제어 등에 예산을 확대하고 있다.

중점연구개발 프로그램 중 첨단기술 전략신흥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5%다. 2019년 신규 사업 11개 중 7개가 첨단기술 분야다. 첨단기술 관련 구체적 예산은 발표하지 않았으나,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고 국가 안보와 관련된 환경오염 식량안보 5G 등 신흥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 건강·의료 기후·환경 예산 확대 = 2019년 독일 R&D 예산은 195억9000만유로(약 25조6000억원)로 전체 예산의 5.5%를 차지했다.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다.

여기에 독일은 연방정부보다 주정부의 예산규모가 크기 때문에 주정부 R&D 예산을 더하면 우리나라의 4~5배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처별로는 교육연구부에 R&D 예산 대부분을 편성(108억6000만유로, 약 55.4%)하고, 에너지경제부(45억7000만유로) 국방부(15억6000만유로)순으로 많은 예산이 배정된다.

분야별로는 '건강연구 및 산업' 분야에 가장 많은 R&D 예산을 투자한다. 2019년 기준 연방교육연구부는 건강연구 및 산업 분야에 가장 많은 24억1000만유로를 투자하고 있으며, 기초연구 분야 대규모 시설·장비 투자 13억8000만유로, 기후·환경·지속가능성 분야 12억5000만유로 순으로 투자했다.

전년 대비 투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는 나노기술 및 재료기술, 기후·환경·지속 가능성, 교육 혁신, 정보통신(ICT) 등이다.

◆일본, R&D가 전체 예산의 4.18% = 2019년 일본 R&D 예산은 4조2400억엔(약 45조7000억원)으로 일본 전체 예산의 4.18%를 차지했다.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됐다. 2018년 대비 약 3976억엔(10.4%) 증가한 것이다.

일본의 R&D 예산은 대부분 일반회계와 일반회계 내 '과학기술진흥비'로 구성된다. 특별회계에서도 일부 R&D 예산으로 활용된다.

부처별로는 문부과학성이 2조1900억엔으로 전체 R&D 예산의 51.6%를 차지했다. 그 외 부처에서는 경제산업성 6786억엔, 국토교통성 2920억 엔, 후생노동성 2333억엔, 농림수산성 2000억엔 순으로 예산이 많다.

분야별로는 연구·대학개혁 사회문제해결 전략중점기술개발 등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국가전략중점기술 영역에서는 H3로켓·우주과학 해양극지방 원자력연구개발 등에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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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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