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매출·수익·고용에 암울"

2020-02-18 11:27:50 게재

금속노조

부품사업장 실태조사

자동차부품 노조는 전기차 등 미래차 시대가 자동차부품사의 매출·수익·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금속노조 자동차부품사업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래차 시대가 자동차부품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5~8월 금속노조 산하 77개 자동차부품 사업장 지회(기업 기준 67개, 비정규직은 원청기준으로 합산)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등 미래차의 확산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동차부품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가 매출(2.46점), 수익(2.38점)보다 고용(2.16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했다. 이 강했다. 1점 '전혀 그렇지 않다' 3점 '보통이다' 5점 '매우 그렇다'를 기준으로 평점을 매겼다.

부품사들의 전기차, 수소차에 대한 준비정도는 낮았다. 수소차·전기차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답한 사업장은 12.7%에 불과했다. 연구개발이나 인수합병 등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답한 곳은 13.8%에 그쳤다. 심지어 현대차 그룹사(현대IHL·현대모비스 등)를 제외하면 미래차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곳은 7.3%, 관련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8.6% 수준이었다.

같은 자동차 부품사라고 하더라도 1차 벤더나 1000명 이상 대기업은 사정이 나아 대다수가 미래차 관련 제품개발을 완료하고 양산단계에 들어가 있거나(3.25점), 관련 기술 확보를 추진(3.60점)하고 있었다.

미래차 체제전환이라는 공통 과제에도 기업규모별로 애로사항에 대한 편차가 컸다.

100명 미만 소규모 부품사들이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인력, 연구비 확보 문제'(4.40점) 같은 지불능력 문제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반면, 300명 미만(3.67점) 또는 1000명 미만(3.94점) 중견부품사들은 '완성차를 중심으로 한 공급사슬 구조와 판로 개척'을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보고 있었다.

1000명 이상 초대형 부품사들은 주로 미래차 개발 방향이나 투자 분야 선정(4점)을 어려워했다.

홍석범 연구위원은 "소규모 부품사들은 미래차 관련 인력·비용 등 최소한의 조건조차 충족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중견업체들은 미래차 투자능력은 있지만 원청에 대한 높은 전속성과 낮은 교섭력, 판로 문제로 섣불리 독자행동에 나서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노사관계 측면에서도 부품사 대응 수준은 빈약했다. 응답 사업장 63.9%에는 미래차 관련 노사협의기구가 아예 없었다. 협의기구를 가동하고 있다고 답한 사업장(30.5%) 중에서도 미래차 관련 독자적인 협의기구를 구성하고 논의 중인 곳은 8.3%에 그쳤다. 나머지는 기존 노사협의회에서 관련 논의를 하거나 비정기적으로 협의(22.2%)하고 있었다.

홍 연구위원은 "자동차 부품사의 미래차 체제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금속노조의 정책이 해당 부품사의 규모, 가치사슬 지위, 지불능력에 따라 보다 다각화하고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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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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