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들 초강수 '신천지 압수수색·명단공개'

2020-02-24 11:42:42 게재

박원순·이재명, 신천지 예배처 주소 공개

"신도 파악 시급 … 대구집회 명단 달라"

신천지 신도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자체장들이 시설공개·신도명단 요구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구에선 정부가 '대구 코로나19'라는 명칭을 사용, 지역민 상처를 가중시켰다며 반발했다.

신천지 교회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3일 SNS에 올린 글에서 "정부는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전수조사를 위한 신도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며 "신천지교 집단 감염으로부터 지역사회 확산을 막으려면 지금부터 더욱 과감하고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질본으로부터 서울 소재 170곳 신천지교회 및 부속기관 목록을 받아 이중 163곳에 대한 폐쇄 및 방역을 마쳤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등에서 집회 개최를 금지한 가운데 범투본은 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신천지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 지사는 24일 T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신천지측 제공 자료(239곳) 중 도가 확보한 자료(281곳)와 일치하는 것이 100여곳에 불과하고 의심환자 20명 중 10명이 조사를 거부했다"며 "경찰까지 동원해 강제검사를 하니 그제서야 조사에 응했는데 이중 2명이 확진자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사를 거부하는 사람은 필요시 경찰을 대동해 감염병 위반으로 체포할 것"이라며 대응 의사를 밝혔다.

신천지교회 측이 공개한 전국 교회와 부속시설은 모두 1100여곳이며 이중 239곳은 경기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59개 부속기관 180개 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 지사는 "시설목록보다 급한 것이 신도 명단 확보"라며 신천지 측에 "지난 16일 대구집회에 참석한 신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세부자료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신천지 예배처 상세주소를 22일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신천지교회 관련 대응에 가세했다. 시내에 들어서 있는 신천지교회와 관련 시설 43곳을 모두 폐쇄했다. 23일에는 긴급 상황 회의를 열고 위기단계 격상에 따른 대응 체계를 마련, 인천의료원 인하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인천적십자병원을 감염병 전담 진료 전문병원으로 지정했다. 시는 이와 함께 기독교 불교 가톨릭교 등 각 종교단체에 많은 신도들이 모이는 종교행사 자제를 요청했다.

대구에선 반발이 일어났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정치권 인사들은 정부 자료에 '대구 코로나' 용어가 쓰인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권 시장은 SNS를 통해 "우한 폐렴이라 불리지 않듯 대구 폐렴이나 대구 코로나가 아닌 코로나19로 불려야 한다"며 "대구의 아픔과 시민의 어려움을 정쟁이나 정치적 이익을 앞세워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집회를 강행한 단체도 지자체 대응 표적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광화문광장 등 도심집회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22일 광화문 도로 일부를 점거한채 집회를 강행했다.

박 시장은 이날 광화문광장을 방문, 집회 중단과 참가자 귀가를 요청했지만 참가자들은 야유와 소음으로 발언을 방해했고 집회는 강행됐다. 박 시장은 24일 출연한 KBS 라디오방송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고발 조치하고 벌금을 매길 것"이라며 "경찰에 요청해서 아예 이런 집회가 불가능하도록, 해산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3일 "코로나19 전염 우려에 따른 서울시 집회금지 조치에도 불고하고 강행된 집회들에 대해 향후 관련자들을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22일 열린 광화문 집회 영상 분석 등 증거자료 확보에 나섰다. 서울시는 이들의 혐의가 입증될 시 감염병 예방법에 근거, 최대 300만원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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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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