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본 관광지 유동인구↓

2020-02-25 11:00:31 게재

아사쿠사 15% 교토 14%↓

백화점·소매점 판매 하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본의 주요 도시 거점지역과 관광지의 유동인구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소비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도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을 끌어들여 소비를 창출하겠다던 아베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 유력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도쿄와 오사카 등의 주요 거점지역과 유명 관광지를 찾는 사람이 크게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이동통신업체인 KDDI가 2월 들어 휴일과 공휴일에 자사 고객 수백만명의 위치추적을 통해 주요 도시의 거점지역과 관광지에서 반경 1킬로미터 이내에 머문 사람의 규모를 집계한 결과, 도쿄의 대표적 관광지인 아사쿠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15.5%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은 평소 중국인을 비롯해 내외국인의 방문으로 인파가 넘치는 곳이지만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사진은 지난 23일 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중심거리의 모습. 사진 AFP 연합뉴스


이밖에도 오사카 우메다역 인근 지역은 같은 기간 15.2%가 감소했다. 교토역과 요코하마역 인근 지역도 각각 14.1%, 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의 다른 주요 거점지역도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보다 유동인구가 줄었다. 도쿄역 주변은 6.1% 줄었고, 신주쿠와 이케부쿠로 지역은 각각 5.0%, 3.1%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19의 감염이 확산되면서 외출을 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개인소비도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사람의 이동이 줄어들면서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의 대형 백화점인 미츠코시 긴자점은 2월 들어 매장을 찾는 고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10% 줄었다. 이 백화점은 그동안 웬만한 외풍에도 견조한 판매를 유지했던 식품매장에서도 매출이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백화점협회는 지난 21일, 2월 전국 백화점 판매가 1월에 이어서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야마자키 시게키 백화점협회 전무이사는 "코로나19의 수습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판매 회복에 대한 전망도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의 대형 소매점은 2월에 일용잡화나 화장품, 의약품 등의 판매액이 일제히 40% 가량 급감했다. 내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도 심각하다. 오사카 통천각은 예년에 비해 이용객이 40% 줄었고, 도쿄타워도 입장객이 예년에 비해 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중교통 이용자도 줄었다. JR동일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신칸센 이용객 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서 10%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일본인들도 여행과 출장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도쿄역의 여객 운임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7% 줄었다. 도쿄 디즈니랜드가 있는 마이하마역의 여객 운임수입도 9% 줄었다.

소매판매가 줄어들면서 올해 일본 국내총생산의 감소도 예상된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는 올해 상반기에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명목 국내총생산이 동일본대지진 때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 연구소는 그 정도가 2조9000억엔(31조755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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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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