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내수 '꽁꽁' 온라인판매만 '반짝'

2020-03-05 11:07:27 게재

1월 소매판매 증가율, 8년11개월 만에 최저 …모바일거래액만 급증, 21.4%↑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인 1월, 내수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소비(소매판매)가 8년11개월 만에 전월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는 급증했다. 소비자들이 이동을 자제하면서 배달판매나 온라인쇼핑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방역관련 비품이 많이 팔렸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은 1월 말부터다. 1월 통계에는 코로나19 여파가 1주일 남짓 반영된 셈이다. 2월 통계에는 소비 등 각종 경기 지표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2월 내수 통계는 3월말쯤 최종 집계된다.


◆1월20일 최초 확진자 나와 = 5일 통계청의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1% 줄었다. 2011년 2월(-7.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1월에는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8.5% 감소했고, 신발, 가방 등 준내구재는 2.2% 감소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같은 소비 부진에 대해 "승용차 구입에 따른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지난해 연말로 종료되면서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줄어든 측면이 있고, 20일 이후부터는 중국에서의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영향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영향은 2월부터 나타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1월 20일에 최초 확진자가 나온 후, 1월 마지막주부터 급격히 확산됐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도 부진했다.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1.3%, 전년대비 2.4% 감소했다. 전월비 생산 감소폭은 2019년 8월(-1.3%)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안 국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부품 수급 애로, 중국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 감소, 코로나19 확진 시 생산라인 폐쇄 등의 문제는 전부 2월에 일어났기 때문에, 2월 산업활동동향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월 경제지표 더 떨어진다 =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통계지표는 내수위축이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지표를 미리 볼 수 있는 '카드 사용액'에서도 이런 흐름이 감지된다. 실제 2월의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8곳의 2월 1∼23일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28조2146억원이었다. 1월 한 달 승인액(51조3364억원)보다 45% 줄었다.

특히 국내 확진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2월만을 놓고 보면 온라인·오프라인 카드 사용액 추이는 정반대 양상이다. 온라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2월 첫째 주 2조920억원에서 둘째 주 2조1111억원으로 0.9% 늘었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불어난 셋째 주는 2조2817억원으로, 둘째 주보다 8.1%가 급증했다.

반면 오프라인 승인액은 2월 둘째 주 7조9570억원 이었지만, 확진자 급증 소식에 셋째 주에는 7조268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마스크 온라인 거래액 급증 = 특히 같은 기간 마스크와 손 세정제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한 12조390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증가 폭은 2018년 9월(12.1%) 이후 가장 작았다. 설 연휴에 따른 배송일수 감소로 온라인쇼핑 거래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 통계에는 크게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년 전보다 21.4% 증가한 8조2730억원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쇼핑 거래액 비중은 66.8%로 전년(63.5%)보다 3.3%포인트p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음식서비스(94.1%), e쿠폰서비스(89.1%) 등의 비중이 높았다.

상품군으로 보면 마스크가 포함된 기타가 1년 전보다 57.0% 증가했다.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2018년 3월(57.8%)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손 세정제가 속한 생활용품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1년 같은 기간보다 22.2% 늘었다. 2018년 10월(31.0%) 이후 최대다. 전월보다는 9.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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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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