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와 수출기업 '실적 악화' 예고

2020-03-19 13:04:16 게재

중국발 원자재 수급 제한, 전 세계 소비 감소 영향 … "대규모 지원방안 검토"

해외에서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맡고 있는 대형 건설사는 현대건설, SK건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두산중공업 등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국영석유가스공사 페르타미나(Pertamina)가 추진하는 총 사업비 51억달러(약 6조4100억원) 규모의 발릭파판 정유공장 증설 사업에 PF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페르타미나와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기본여신약정을 체결했고 해당 프로젝트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를 맡았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3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이 수주한 말레이시아 메리골드(Marigold) 석유화학설비 건설사업에 PF금융 4억달러(5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아시아 최대 복합 정유·석유화학 단지인 PIC 산업단지(270억달러 규모) 조성의 핵심이다. 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 컨소시엄은 해당 프로젝트의 일부 패키지 건설사업을 9억달러(1조13000억원)에 수주했다.


건설사들은 총 공사금액을 정해 계약을 체결한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로 수급이 부족한 원자재의 가격 상승과 근로자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건설사가 떠안아야 한다. 특히 해당 국가들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의 검사와 인허가 등의 지연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공사 지연으로 사업의 완공이 늦어지면 수출입은행이 PF금융을 상환 받는 시기도 밀리게 된다.

또한 해외에서는 진행이 예정돼 있던 대규모 인프라 시설의 건설 발주가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수출 중소기업도 비상이 걸렸다. 수출기업의 상당수는 중국에서 원자재를 가져와서 국내에서 물건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한다. 하지만 중국의 공급이 막히고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유동성 위기가 예고되고 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수출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 규모를 5000억원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1조원 규모의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했는데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 프로그램은 수출업체가 채권을 받아 현금화하기까지 통상 6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단축 시켜주는 것이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중 500억원을 무역보험기금에 출연해 수출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산업은행이 경영안정지원자금 2000억원, KDB경제활력제고 특별운영자금 1000억원을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중소·중견기업의 수입선 다변화 대출에 5000억원, 신규 운영자금 지원에 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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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성홍식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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