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 '1년 연기'

2020-03-25 11:12:02 게재

아베-바흐 전화회담서 합의 … 사상 첫 연기, 성화봉송도 취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이 연기됐다.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전화통화를 통해서다. 이로써 올해 7∼8월에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통화가 끝난 뒤 아베 총리는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구상에 관해 바흐 위원장과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밝혔고, IOC도 올림픽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아베 "도쿄올림픽 1년 연기 바흐와 합의"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도쿄 총리관저 앞에서 기자들에게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구상에 관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밝히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대강 1년 정도 연기하는 것을 축으로 해서 검토해줄 수 없는지 제안했다. 바흐 회장에게서 100% 동의한다는 답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또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NHK 방송을 통해 일본에서 생중계됐다.

다만 아베 총리는 취소는 아니라는 방침을 양자가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림픽 연기 제안은 현재 상황을 고려해 선수들이 최고의 몸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관객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증거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개최 시점에 관해 "늦어도 2021년 여름", "여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연기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는 "대회를 연기하더라도 명칭은 그대로 '도쿄 2020'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모리 요시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내년 도쿄올림픽 규모는 애초 계획과 같거나 축소될 수도 있다"며 "26일 예정됐던 일본 내 올림픽 성화 봉송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홋카이도에서 진행하려던 마라톤 장소를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 IOC도 성명을 내고 올림픽 연기를 공식화했다.

IOC는 성명에서 "도쿄 올림픽이 2020년 이후로, 그러나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일정이 조정돼야 한다고 바흐 위원장과 아베 총리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례가 없는 예측불허의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37만5000건 이상의 확진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보고됐으며 그 숫자는 시시각각으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IOC는 "이번 결정은 선수와 올림픽 게임과 관련된 모든 사람, 국제 사회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 상황과 WHO가 오늘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내려졌다"면서 "이런 어려운 시기에 도쿄 올림픽이 세계에 희망의 등불로 설 수 있고, 올림픽 성화는 이 터널의 끝에서 빛이 될 수 있다는 데 (IOC와 일본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IOC는 "올림픽 성화는 일본에 머무를 것"이라며 "내년에 올림픽이 열리더라도 명칭은 '올림픽·패럴림픽 도쿄 2020'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도쿄 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패럴림픽은 8월 25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연기를 요구하는 국제 여론이 높아졌다.

["'코로나19(COVID-19)' 위기 확산" 연재기사]

정재철 기자 연합뉴스 종합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