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에 ‘잠입수사’도입

2020-04-23 12:53:36 게재

온라인그루밍 처벌도 신설

강도높은 디지털성범죄 대책 확정

“이제 법원이 의지 밝혀야 할 차례”

수사관이 미성년자 등으로 위장해 수사하는 잠입수사가 디지털성범죄에 즉시 시행된다. 또 아동·청소년을 길들여 성적으로 착취하는 온라인 그루밍도 형사범죄로 규정해 처벌한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성범죄 근절대책을 23일 발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디지털성범죄 근절대책을 심의해 확정했다. 처벌 실효성 강화, 아동·청소년에 대한 확실한 보호, 수요 차단 및 인식개선, 피해자 지원 내실화 등 4개분야에 걸쳐있다.

특히 △온라인 그루밍 처벌 신설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 상향 △범죄적발을 위한 잠입수사 도입 △성매매 연루 아동을 ‘대상아동’에서 ‘피해자’로 변경하는 것 등이 포함됐다. 잠입수사 도입과 관련해 정부는 “현재 마약수사에 활용되고 있는 수사기법으로 우선 수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즉시 시행하고, 잠입수사 과정에서 수사관 보호 및 향후 재판과정에서의 증거능력을 고려해 법률에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디지털성범죄물 제작 등을 중대범죄로 처벌하고, 실제 범행까지 이르지 않고 준비만으로도 중대 성범죄 예비·음모죄로 처벌한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행위의 형량을 높이고 구매죄를 신설해 구매자도 처벌한다. 또 인터넷 사업자가 바로 삭제해야 할 성범죄물을 불법촬영물에서 디지털성범죄물 전반으로 확대하고, 적용대상자를 웹하드사업자에서 부가통신사업자를 포함한 모든 사업자로 확대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그동안 여성·청소년단체들이 요구하고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권고했던 내용을 대부분 수용한 것이다. 국가청소년위원장을 지낸 최영희 탁틴내일 이사장은 “이번에 정부가 할 일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이제는 법원이 의지를 밝혀야 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최 이사장은 이어 “범죄유형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과 디지털 전문가, 아동 전문가 등이 참여한 온라인 아동성착취 전담기관을 만들어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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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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