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준수, 집단감염 확산 막았다

2020-06-04 11:14:24 게재

유베이스 콜센터 vs 쿠팡·종교모임

경로 불분명 "광범위한 진단검사 필요"

최근 수도권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와 광범위한 진단검사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2000명에 달하는 근무자 전원이 음성판정을 받은 경기도 부천의 유베이스 콜센터와 2·3차 감염으로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쿠팡 부천물류센터 사례는 방역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3일 부천시와 유베이스측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유베이스타워 7층에 근무하는 콜센터 상담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뒤 방역당국이 실시한 검사에서 1989명의 콜센터 근무자 및 건물 출입자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검사는 계속 | 인천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3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기적의도서관 인근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보건당국 관계자가 검체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손 소독제를 나눠주고 있다. 인천 연합뉴스


전국 최대 규모의 콜센터로 알려진 유베이스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당국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부천에서는 쿠팡 물류센터발 감염이 확산되는 추세였다. 자칫 '서울 구로 콜센터' 같은 집단감염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베이스타워 내 2차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유베이스측이 지난 2~3월부터 식당 등 공동시설을 폐쇄하고 근무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방역지침을 잘 지켜 집단감염을 막은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유베이스측은 2월 말부터 자체 예방대책을 마련해 승강기를 층별로 나눠 운행하고 건물 내 층간 이동도 제한했다. 건물 출입시는 물론 모든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구내식당 대회의실 등 공용시설도 전면 폐쇄했다. 구로 콜센터 감염발생 이후로는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아크릴 칸막이를 추가 설치하고 같은 층이라도 부서 간 이동·교류를 최소화했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콜센터 상담원의 대처도 정부지침에 충실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한 뒤 지난달 25일 콜센터에 출근해 증상을 보이자 오후에 곧바로 회사측에 알리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역학조사 결과 이 상담원과 접촉한 직원은 거의 없었고, 함께 식시한 동료 근무자도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부천시 관계자는 "구로 콜센터 감염발생 이후 자체적으로 코로나19 예방대응체계를 마련해 이행해왔고, 확진자가 나오자 사측이 먼저 보건소에 협조를 요청해 빌딩 옥상에 선별진료소를 설치, 전수검사를 진행했다"며 "회사의 예방활동과 신속한 대응이 2차 감염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서울 구로구 콜센터와 쿠팡 부천 물류센터, 인천 개척교회 모임 등은 방역대책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대조를 이룬다. 방역당국은 구로 콜센터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았던 점, 쿠팡 부천물류센터 내 식당·흡연실 등 공동시설에서 밀접접촉이 빈번했던 점 등을 집단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인천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교회 성경 공부모임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8일 인천의 한 교회에 16명이 모여 성경모임을 했는데, 참석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서울 양천·강서구 등 다른 지역 모임에서도 제대로 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3일 SNS를 통해 "열성적이면서 밀접한 접촉이 행해지는 종교 소모임 활동은 집단전파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은밀한 소모임까지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예방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광범위한 진단검사의 중요성도 거론된다. 집단감염과 함께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경우 이태원 클럽발 감염 이후 고위험군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 60곳의 종사자 간병인 입원환자 등 7781명을 대상으로 표본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 무증상자 10명의 검체를 혼합해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풀링검사 기법을 활용, 신속한 검사가 가능했다. 경기도는 일반기업이 요청하면 풀링검사비 전액을 지원해 감염확산 방지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와 인천시도 예방 차원의 대대적인 진단검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3일 "확산을 차단하는 방법은 광범위한 검사다. 종교시설, 장례식장, 물류센터 등 방역수칙 준수 조치를 발령하는 동시에 코로나19 검체검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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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김신일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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